2024년 2월 17일 토요일,
오늘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열린 제21회 동계국제마라톤대회에 참가했습니다. 네 번째로 뛰는 5km 마라톤입니다.
어제 시골에서 올라왔습니다. 아침 6시 30분에 일어나 간단한 식사를 하고, 7시 10분에 집을 나섰습니다. 마라톤 출발은 8시 30분입니다. 온도를 재보니 영하 3도입니다. 그런데 춥게 느껴지는 날씨가 아닙니다. 1월 초 같은 날씨에 마라톤 할 때는 무척 추웠는데, 오늘은 겨울 마라톤에 익숙해져서 그런지, 아니면 이미 입춘이라고 생각해서 그런지 전혀 부담이 없습니다.
오늘 마라톤에 참가하지만 그동안 이일 저일로 바빠 마라톤 준비를 잘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버스에 오르자마자 손목 운동, 발목 운동 그리고 목 운동도 조금 해봅니다. 어제는 벼락치기로 5층 계단을 8번 정도 오르내렸습니다. 또 상상으로 운동을 생각하면서 시물레이션을 하면 조금은 효과가 있다고 해서 요 며칠 머릿속으로 그렇게 해보기도 했습니다. 신기하게도 마라톤을 상상하면 몸이 후끈해집니다. 감기 기운이 있어서 열이 나는 것을 그렇게 착각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지하철역으로 내려가는 계단에서도 그리고 전철을 기다리면서도 마라톤을 생각하면서 몸을 풀어봅니다. 토요일 이른 아침이라 사람들이 별로 없습니다. 한쪽에서 달리기 폼을 잡아 보기도 합니다. 효과가 있을지는 모르나 그래도 곧 마라톤을 뛰어야 하니 긴장하며, 시도를 해봅니다.
5호선 여의나루역에 내렸습니다. 벌써 역에는 마라톤 참가자들이 가득합니다. 화장실에도 긴 줄이 늘어서 있습니다. 2번 출구로 향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한쪽에 서서 우편으로 받은 배번호 라벨을 꺼내 옷에 달고 있습니다. 어떤 학생은 아무것도 없이 달랑달랑 배번호 라벨만 1장 손가락으로 집어 들고 왔습니다. 참 성의 없다고 생각하는 순간, 제 배번호가 걱정입니다. 얼른 가방을 열어서 배번호 라벨 잘 가져왔는지 살펴봅니다. 다행히 깊숙한 곳에서 찾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무엇보다도 이 라벨이 중요합니다. 이게 없으면 메달도 못 타고 간식도 못 얻어먹고 큰일입니다. 배번호 라벨만 1장 딱 들고 온 학생이 현명합니다.
지하철을 나가 광장으로 내려갔습니다. 8시 10분쯤 되었는데 벌써 하프팀은 출발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급히 물품 보관소로 가서 큰 비닐 한 장을 얻어와 겉옷과 가방을 담아 맡깁니다. 날씨는 조금 썰렁 하지만 사람들이 많고 햇빛이 들기 시작하니 추운 줄 모르겠습니다. 커피를 얻어마시고 사방을 둘러봅니다.
가족과 함께 온 사람들이 눈에 띕니다. 어떤 가족은 다섯 명이 참가했습니다. 엄마와 아빠, 그리고 초등학생 3, 4학년쯤 되는 아들과 딸, 그리고 5살 정도 되는 아이가 있습니다. 이 아이는 배번호를 달고 두발자전거로 5km 마라톤에 도전합니다. 아빠와 딸, 엄마와 아들이 함께 온 사람들도 여기저기 눈에 띄고 부부가 함께 온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부부가 함께 온 사람들은 배번호가 핑크색입니다. 커플팀이라고 하는데 이런 팀은 반환점에서 손을 잡고 뛰어야 한다고 방송에 나옵니다. 단체로 이름을 걸고 참가하는 팀도 적지 않습니다. 모두 합해서 5천 명은 넘는 것 같습니다.
정확히 8시 30분이 되니 하프팀이 출발합니다. 외국인 선수들도 눈에 띕니다. 금발의 여성들도 있고 눈빛이 바다 같은 파란 눈의 여성도 있습니다. 유럽계 백인 남성도 있고 흑인 여성도 보입니다. 동계 국제마라톤 대회라고 하더니 정말로 이 대회는 국제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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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이야기는 다음 링크에 있습니다.
임태홍의 5km 마라톤 이야기
< 5km 제1부 시작편 >
0. 마라톤을 시작해 볼까?
1. 태어나 처음으로 마라톤 대회에 참가했습니다
2. 생애 두 번째, 5km 마라톤을 뛰었습니다
3. 새해 첫날, 세 번째로 뛰는 5km 마라톤
4. 네 번째로 뛰는 5km 마라톤
5. 5km 마라톤 다섯 번째로 뜁니다
6. 5km 마라톤, 여섯 번째 참가기
< 5km 제2부 졸업편 >
7. 5km 마라톤, 7번째 뜁니다
8. 8번째 5Km 마라톤 참가기 – 온에어런 서울마라톤
9. 5km 마라톤 9번째- 시각장애인과 함께한 어울림마라톤
10.10번째 5km 마라톤 참가기 -올림픽공원의 가을
11. 5km 마라톤 11번째, 가을날 안양천 사랑밭 기부런
12. 5km 마라톤 12번째, 이제 졸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