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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스라엘 이영란 Jan 10. 2023

샤밧 식사  오늘의 요리 마끌루베 아랍 전통 음식

샤밧 식사

20대 후반 교회 소년부 교사를 시작했다.


한 전도사(나보다 어린) 한 친구가 부엌에서 일하시는 권사님들과 함께 있을 때 이런 말로 우리를 추~~~욱 보~~~~옥 했다.


여기 있는 자매들에게도 이 권사님들과 같은 주방 봉사의 축복이 임하시기를 .




그때는 아주 저~~주~~ 스러운 말로 들렸다.


화려한 예배 처소의 바깥 세상만을 보다가 주방에 쭈그리고 앉아 땀을 닦으시며 무 껍질을 까시는 권사님들의 모습이 나와는 너무도 멀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늘 식당에서 쟁반에 잘 차려진 음식만 받아봤지 주방에서 고생하시는 분들은 생각해본 적이 없었던 터였다.




그나마 나는 피아노를 전공한 터라 늘 예배 때 반주나 했지 이 곳 식당 부엌 안쪽은 나와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던 때라 그의 말이 달갑게 들릴 리가 없다.




집에서 해주는 밥만 먹던 내가 외국에 나와보니 밥을 해주는 사람이 없다 삶은 현실이다.


김치도 내가 담가야 하고 매일 하루 세끼 밥을 해 먹어야 한다. 밖에 나가 사 먹고 싶어도 한식당이 없다. 아 그리운 한국 음식.....




그렇게 요리책으로 공부해가며 김치 담그고 여기저기 사람들 하는 말 귀담아 듣고 보고 배우며 내 몸무게와 함께 음식 솜씨도 늘기 시작했다.




조금씩 손님 올 때마다 하던 요리 솜씨는 2008년 매주 교회 식사를 시작으로 일상이 되어 갔다.


가끔 사모님들과 번갈아 가며 식사 준비를 하기도 했지만 대부분 내가 주 메뉴를 하기 시작했다.




카레. 잡채. 짜장. 육개장. 제육볶음.~~~~




많진 않지만 공동체 식사 준비를 하며 내 음식 솜씨도 점점 좋아졌다. 거기다 요즘 코로나로 유투브에 올라오는 많은 요리 프로들이 점점 음식의 질을 높여주고 있다.




이번주는 새로운 도전을 했다. 팔레스타인 아랍 전통 음식 마클루베 엎싸이드 다운이란 뜻으로 만든 오리를 뒤집어 쟁반 위에 담는 요리다.




평소에 해보긴 했지만 이번엔 정식으로 레시피 보먀 해보았다. 정말 아랍지역에서 파는 맛 그대로다.


정말 뿌듯했다. 냄비 한 솥에 담긴 나의 정성에 뿌듯하기도 하고 허전하기도 했다.




이스라엘 탈무드에 나오는 샤밧 식사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샤밧날 임금님이 식사를 했다 너무 맛있게 먹어서 다시 그 요리사에게 요리를 부탁했는데 그 맛이 그때 그 맛이 아니다. 그래서 요리사에게 물으니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 임금님. 제가 한 요리는 샤밧날 한 요리 방식과 똑갑습니다. 다른 점은 그 음식을 샤밧날 드셨다는 것입니다. 샤밧날 먹는 식사는 그 어느 때 먹는 식사보다도 더욱 맛있습니다. 바로 샤밧날 먹으이니까요""




샤밧날 함께 더불어 먹는 식사.


한국에서도 그저 카레에 밥한술 얹고 김치 반찬 하나만 먹어도 그리 맛있던 교회 식사가 떠오른다.


오늘 먹는 우리 공동체도 오늘의 분위기와 맛을 기억하겠다 싶다.




그래서 더욱 값진 샤밧 요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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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끌루베 (업싸이드 다운)




당근 가지 감자 양파


갖은 향신료


닭과 쌀.




어제부터 장보고


썰고 자르고 준비하여


오늘 아침에 완성




모든 나의 수고가


한 냄비에 다 담기고 마무리된다,




모든 수고가 그렇지 아니한가?


논문 한 권에 몇 년의 수고가 녹아나고


책 한 권에 인생을 담기도 한다.




밥 한 그릇에 담긴 쌀 한 톨에도


수많은 시간과 수고가


한 톨 안에 담긴다.




이렇게 한 그릇에 한 책에 한 톨에


모든 것이 응집되어


하나로 조화를 이룰 때




우리는 완성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게 된다.




오늘 나는 또 하나의 완성된 음식을 만들고


서로 같이 하나가 되어 조화를 이루며


맛있는 교회 공동체 식사를 만들어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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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끌루베 만드는 법 (막끌루베는 요리를 뒤집어 엎었다는 뜻이다. )


아랍의 대표적인 요리로서 식사 초대 때나  간단하게는 야외에 나가서도 아랍 사람들이 즐겨 해먹는 요리 중의 하나이다.




재료


2컵의 쌀


6개의 닭다리(또는 양고기)


2개의 당근


1개의 다진 양파


기름 조금


1개의 다진 카르파스


2 큰스푼 닭스프 가루


1/4 큰 스푼 쿠르쿰




* 아래 재료는 아랍인들이 사용하는 향신료.


(1/4큰 스푼 자타르)


(1/4큰 스푼 무스카트)


(1/4큰 스푼 바하라드)


(1/4 큰 스푼 쿠르쿰)






흰 후추 조금


1,닭 냄새를 제거 하기 위해 닭고기를 레몬즙과 소금에 15분간 재어 놓은 후 씻어 낸다.


2. 먼저 양파를 잘게 썰어 약간의 기름을 두르고 후라이 팬에  황금색이 될 때까지 볶는다.


   5컵의 물을 더 넣고 당근 , 카르파스 , 닭스프가루 ,코르쿰,  흰후추를 넣는다.


  ( 아랍식은 닭스프 대신 위에 열거한 향신료를 넣는다)


2. 2 의 요리에 재어 두었던 닭고기를  넣고, 40분 정도 중불에서 끓인다.


  (거품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서  고기를 하나씩 넣으면서 물을 끓인다.)


3. 그릇에  기름을 두르고 쌀을 넣고  2분정도 볶는다.


    닭고기를 밑에 깔고 ,  스프 끓인 물을  쌀그릇에 붓고 부드럽게 잘 섞는다.


    이때  당근 , 가지 , 컬리 플라워 등 야채를 섞어 얹으면  더욱 맛있다.  (야채는 자기 취향에 맞게 사용한다.)


    불을 낮추고 20분간 요리한다. 요리가 다 된 후 뚜껑을 잘 덮어논다.(밥 뜸을 들이기 위해서)


4 .다 된 후  쟁반 같은 큰 접시에 요리를 뒤집어 엎어 놓으면 요리 준비 끝 !!!!




여러가지 더 맛나게 하는 방법..


! 밥을 하는 중에 이렇게  준비하세요..


* 닭을 끓인 후 닭을 따로 빼서 올리브 기름에 한번 볶아 내거나 오븐에 한번 더 요리 하는 것이 좋다.


   밥이 다 된 후 그 위에 얹어 내면 요리 끝




* 땅콩이나 잣등을 기름에 볶은 후 밥에 섞어 먹으면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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