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하루 외출에 참 많은 일이 있었다. 하지만 마음은 편안한 그런 외출이었다.
공항에 아는 분이 오셔서 픽업을 나갈 때도 마치 여행 가는 기분으로 나가니 하나도 힘들지 않았고
기차가 문제가 생겨 10분 기다렸다 다른 플랫폼에 가서 갈아타도 마음만은 편했다.
처음 뵙는 분이었지만 워낙 좋으신 분이라 어려움이 없었고 호텔 체크인이 본인 이름으로 안되어 있어서 이름 변경하는것도 수월했다. 돈 바꾸는것 유심칩 사는 것들은 그냥 생각하는대로 모두 아주 수월하게 도와드릴수 있었다.
마카네 예후다에 볼일이 있어 장을 보고 점심도 먹고 그냥 평온한 하루였다. 밥을 먹는데 어떤 할아버지가 나를 툭치며 돈을 달라는 시늉을 한다. 워낙 자주 보던 분이라선지 그리고 돈달하는 사람이 마치 맡겨둔돈 받듯 치는게 거슬려 돈을 주지 않았다. 그래도 별로 마음에 요동이 없었다. 집에 도착하기전까지는 말이다.
집에 도착하여 짐을 정리하는데 지갑이 없다. 세제 두개를 샀는데 내 가방에 넣다가 지갑을 넣지 않았나보다. 가게 전화번호를 찾아서 전화해보니 받지 않는다. 일단 카드에서 돈이 빠져나갔나 보니 아직 나간건 없다.지갑을 잃어버렸을 때 가장 걱정되는건 카드다. 신용카드가 요새는비밀번호 없이도 대기만 해도 돈이 빠져나가니 말이다.
일단 한국에도 전화해서 카드부터 끊었다. 이스라엘 카드는 바로 어플에서 카드 취소 가능했다. 그리고 마카네 예후다 가게로 향했다. 가는 내내 아저씨가 나에게 지갑을 주는 기분좋은 상상을 하며 갔다. 지갑을 좀 작은걸 가지고 다녀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혹시 누가 가방을 열고 가져간건가? 아까 그남자가 좀 수상했어. 가면서 별의별 상상을 하며 가게로 향했다. 혹시 지갑을 발견하고 내용물만 빼고 쓰레기통에 버렸을지도 몰라 쓰레기 통 안을 힐끗힐끗 내려다보기도 했다.
"가게에 들어가 30분쯤 전에 여기서 내가 물건을 샀는데 아마도 지갑을 놓고 간거 같아요 .내 기억에 지갑이 딱 여기서 끊기거든요 ." 애처로워 보이는 모습으로 간절한 마음으로 마음을 전했다.
그러자 가게 주인이 바로 부인에게 전화해서 어디에 둔지를 알아내고는 서랍을 열어 바로 준다.
"사람들이 늘 그래요"
얼마나 감사하던지 . 세제릉 넣고는 지갑을 그냥 탁자에 내려 놓았던건가? 아니 내가 언제 지갑을 내려놓은거지? 참 정신도 없다. .
고맙다고 마음을 전하고는 너무 고마운 마음에 당장 필요하지도 않은 물건들을 샀다. 고마움의 표시였다. 당장 돈으로 주는것 보다 이게 더 돕는 거란 생각에.말이다.
지금 마음 같아서는 아까 툭치며 돈달라던 할아버지에게 달려가 웃으면서 10세겔 헌금하고 싶은 심정이다. 다음에 만나면 할아버지에게도 돈을 좀 쥐어 드려야겠다.
잃고 나서 가치를 아는 작지만 소중한 것들이 우리 주위에 얼마나 많은지 돌아보게되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