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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스라엘 이영란 Sep 12. 2024

헌재의 수학여행 (폴란드 아우슈비츠 )

헌재가 폴란드 수학 여행을 다녀왔다. 오기전부터 학부모 와츠업은 불이 났다. 아이들이 새벽내내 비행기를 타고 오니 아침에 오자마자 먹을 빵과 음료를 준비하자는 거였다. 오자마자 피곤할 텐에 빨리 집에 보낼 생각은 않고 왜 아이들을 끝까지 학교에 붙잡아 놓으려는 걸까 . 그런 생각에 내 마음은 썩 내키지는 않았지만 그들의 의견에 따르기로 했다. 하도 많은 음식을 가져오는 바람에 이런 말도 오갔다. 아마 아이들은 피곤해서 안먹을 거고 모든 음식은 선생님들 식탁으로 옮겨질 거라는.... 어쨌든 모두들 하나씩 맡아 음식을 준비하기로 했다.

새벽 5시30분에 도착 예정이던 비행기는 아침 7시가 다 되어 도착하였다. 7시에 음식을 준비하려던 학부모들도 지연되어 다들 8시 이후에 만나기로 약속을 했다. 나도 8시에 와보니 이미 일찍 온 학부모는 상을 다 차려 놓고 , 학교에 가지 않고 남아 있던 친구들은 친구들을 위해 풍선을 달고 대대적인 환영을 한다. 이곳엔 폴린에만 다녀와도 극진한 환송을 하는 구나 싶다. 그런데 갑자기 그런 상각이 떠올랐다..이 여행은 평범한 여행이 아니었구나 . 아이들이 자신의 할아버지 할머니들 이 당했던 고통의 현장을 보고 느꼈을 그 민족적 연대감을 깊이 공감해준다는 생각.


이건 단순한 수학여행이 아니었구나.. 남은 친구들은 다녀온 친구들을 위해 수업도 빼먹고 대대적인 환영 파티를 준비한다. 엄마들은 아이들을 위해 빵이며 계란 야채등을 서로 나누어 준비한다. 직장이 있는 사람들도 직장보다는 돌아오는 아이를 위해 환송식에 참석한다. 민족적 연대감 . 세대간 학생간의 끈끈한 연대감이 느껴지는 순간이다.


사실 나는 헌재를 위해 아이가 좋아하는 갈비찜을 준비해 놓았다. 사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아침부터 무슨 빵이냐며 꼭 밥을 먹이지 않는가 ! 한국음식이 그리울까 싶어 해놓은 차였다.

하지만 내 생각이 짧았다.이들은 함께 이 느낌을 나누고 싶었다. 돌아온 선생님과 학생들. 교장 , 담임선생님 . 학부모 대표의 짧은 축사와 함께 모든 행사가 마무리 되었다.


이들의 힘은 개인 개인의 힘이 모인 바로 민족성에서 나오는 듯하다. 하나로 똘똘 뭉치게 하는 민족정신이 살아 있는 하나님의 백성. 뭔지 밑에서 부터 솟구쳐 오르는 저력이 느껴지는 듯하다. 어디서 나오는 힘일까 ? 오히려 홀로코스트가 이들을 더 강하게 만들어 놓은 것인가 ? 과거의 아픔을 기억하고 미래엔 다신 이런일이 없어야한다는 강한 의지. 현대를 살아가는 유대인 청년들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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