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는 50명의 얼굴' 2010년의 실험, 2025년의 질문
벌레 소리 스미는 가을밤, 교대 벤치에서 떠올린 ‘수능 없는 50명의 얼굴’
2010년의 실험, 2025년의 질문
오늘 밤, 진주교육대학교 교사센터 인근 벤치에 앉아 제1강의동과 교육문화관의 불빛을 바라본다. 스치는 가을바람이 문득 2010년을 데려왔다. 그해 나는 상임입학사정관이었다. 우리나라 교대 가운데 처음으로 수능 성적 없이 50명의 예비 교사를 선발했다. 성적표 대신 지원자들의 이력과 기록, 면접 속 태도, 교단에 서고자 하는 이유를 보았고, 그들의 말과 눈빛을 오래 들여다봤다.
<진주교육대학교—‘교육문화관’ 전경>
그때 합격 전화를 걸던 날들의 설렘이 아직 손끝에 남아 있다. “선생님이 되고 싶어요.”라던 간절한 문장이 지금도 귓가에 맴돈다. 그 50명은 지금 어디에서, 누구의 이름을 불러 주고 있을까.
기억나는 장면 몇 가지
어린 동생을 가르쳐 온 궤적을 차분히 풀어놓던 수험생. “제가 교사가 되면 이 아이에게 자랑스러운 누나가 되고 싶어요.”
면접장에 들어오기 전 운동장에서 학생들을 돕던 지원자. 질문보다 행동이 먼저 말하던 사람.
스스로 만든 마을 배움 지도를 펼쳐 보이던 청년. “학교 담장을 낮추면 동네가 교실이 됩니다.”
락 밴드 공연을 보며 지역 문화의 의미를 교육과 엮어 설명하던 지원자. 현장을 배움으로 전환하던 태도가 선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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