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동사니를 버리며, 나는 나를 만났다


연말이 되면 나는 청소를 한다.

대청소라기보다

오래 묵은 마음을 정리하는 일에 가깝다.

집에는 시간이 쌓인다.

신지 않는 신발,

다시 펼치지 않을 책들 사이에는

‘언젠가’라는 말이

먼지처럼 내려앉아 있다.


어느 간호사의 말이 떠오른다.

병을 낫게 하는 것은

약이 아니라

말의 온도와

기운의 방향이라고 배웠다.


집도 그렇다.

정리되지 않은 물건은

정리되지 않은 마음의 그림자다.

침대 밑에서 마주한 것은

물건이 아니라

버리지 못한 나의 망설임이었다.


비우기 시작하자

숨이 먼저 가벼워졌다.

비움은 결핍이 아니라

정돈이었다.


그때 알았다.

내가 내려놓은 것은

물건이 아니라

오래된 염(念)과 원(怨)이었다.

우리는 이미 끝난 감정을

마치 생명처럼

붙잡고 산다.

그러나

마음에도 유통기한이 있다.


오늘 하나 내려놓으면

그 자리에서

이미 평안이 시작된다.

혹시 당신의 마음에도

아직 떠나지 못한 잡동사니가 있다면

오늘 하나만 놓아도 충분하다.

그 빈자리가

당신의 내일을 들여보낼

가장 넓은 길이 될 것이라 믿는다.


비움은 결핍이 아니라, 삶을 다시 가지런히 놓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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