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으로
— 6.3 교육감 후보자들께 드리는 정책 제안
학생들의 이름을 부르는 일에서 교육은 시작됩니다.
출석부의 숫자가 아니라, 교실에 앉은 한 아이의 표정과 숨결을 알아차리는 일입니다.
그것이 교육의 본질입니다.
학령인구 감소라는 단일 지표로 교원 정원을 기계적으로 줄이는 정책은,
오늘의 학교가 감당해야 할 교육의 실제를 충분히 담아내지 못합니다.
학생 수는 줄었을지 몰라도, 학교의 책임은 결코 가벼워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다문화 가정의 증가, 정서·행동 위기, 기초학력 격차, 특수교육의 확장, 그리고 디지털·AI 교육까지.
교사는 이제 ‘지식 전달자’를 넘어 학습 코치이자 돌봄의 동반자, 공동체의 안전망이 되었습니다.
이 모든 역할을 감당하는 데 필요한 것은 ‘효율’이 아니라 시간과 관계, 전문성입니다.
OECD 다수 국가가 학급당 학생 수 20명 이하를 기본 기준으로 삼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교육의 질은 비용 대비 산출로 재단할 수 없고,
아이 한 명 한 명을 얼마나 깊이 이해하고 도울 수 있는가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초등학교는 기초·기본교육이 형성되는 결정적 시기입니다.
이 시기에 교사 한 사람이 과도한 학생 수를 맡게 된다면,
기초학력 보장도, 정서적 돌봄도, 사회성 교육도
구호에 머물 수밖에 없습니다.
“학생 수가 줄었으니 교사도 줄여야 한다”는 논리는
교육을 비용으로만 바라보는 시각입니다.
이는 공교육의 책임을 스스로 축소하겠다는 선언과 다르지 않습니다.
학급당 20명 이하 정책은 교사의 처우 개선만을 위한 요구가 아닙니다.
학생들의 배움의 질을 지키고, 대도시와 농산어촌, 소규모 학교 간 교육 격차를 줄이며, 지역 소멸의 악순환을 끊는 국가적 투자입니다.
학교가 살아야 지역이 살고, 지역이 살아야 국가의 미래가 지속됩니다.
이제 묻고 싶습니다.
6.3 교육감 후보자 여러분,
여러분의 교육 비전은 숫자를 향해 있습니까?
학생들을 향해 있습니까?
우리는 더 이상 “줄일 수밖에 없다”는 말로 미래를 설명해서는 안 됩니다.
OECD 기준을 향한 교원 확충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미래 세대를 향한 책임의 문제입니다.
학생 한 명 한 명을 살필 수 있는 교실,
교사가 학생의 이름을 충분히 불러줄 수 있는 학교,
그 약속을 정책으로 분명히 말해 주십시오.
교육은 줄일 수 있는 비용이 아니라,
우리가 다음 세대에게 반드시 지켜야 할 약속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