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 (하편)

by 사선에서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사건이 발생한 소초에 도착했다. 사실 나는 겁이 많은 편이다. 귀신이 나오는 영화는 질색이고, 놀이공원에 가도 귀신의 집만큼은 절대 들어가지 않는다. 그래서 이번 일도 솔직히 무서웠다. 하지만 나는 중대장이었다. 중대원들 앞에서 겁을 드러낼 수는 없었다. 우선 소초장을 따로 불렀다.


"현재 소초 분위기는 어떠냐?"


"신기해하면서도 약간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는 다소 동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 그럴 수 있지. 내가 직접 소초원들을 교육하겠다. 생활관에 전원 집합시켜라."


소초원들이 생활관에 모였다. 그들의 눈빛에는 당황스러움이 역력했다.


"여러분의 동료가 병원으로 후송되었다. 많이 놀라고 당황했을 거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 이유가 귀신을 봤다는 것이라면, 그것 또한 충분히 놀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오늘부터 여러분과 함께 3일간 이곳에서 생활할 것이다. 근무도 같이 서고, 식사도 함께하겠다. 그리고 앞으로 소초 내에서는 반드시 두 명 이상이 함께 행동하도록 하자. 다소 불편하겠지만, 현 상황을 현명하게 극복하기 위한 조치이니 이해해주기 바란다."


중대장이 함께 있다고 얼마나 도움이 될까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이 더 컸다. 교육을 마친 후, 상황실에서 소초장, 부소초장, 상황병과 대화를 나누었다.


"예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나?"

"과거에 귀신이 나왔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대부분 소문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부소초장)

"소초 내에 무연고지 묘지가 있습니다. 처음 배치되면 누구나 조금은 두려움을 느끼죠. 하지만 평소 벌초도 하고 차례도 지내면서, 우리 소초를 지켜주는 좋은 조상님들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역대 소초장들도 그렇게 인식해왔고, 저 역시 그렇게 인수인계받았습니다." (소초장)


"가끔 귀신을 봤다는 말이 돌긴 하지만, 대부분 막 전입 온 신병들을 놀래키려는 장난일 뿐입니다." (상황병)


"좋다. 앞으로는 '귀신'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도록 교육하자.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분위기도 자연스럽게 정리될거야."


그렇게 대화를 마치고, 나는 상황근무와 외곽 견시근무를 소초원들과 함께 했다. 날이 밝아올 무렵, 병원에 있는 행정보급관에게 전화를 걸었다.


"B 일병 상태는 어떤가요?"


"아주 잘~~ 자고 있습니다."


"다행이네. 더 이상 문제는 없겠지요?"

"의사 선생님도 자고 일어나면 복귀해도 된다고 하십니다. 문제 없습니다."


"알겠습니다. 잘 보살펴 주시기 바랍니다. 일어나면 바로 전화 주시고요."


전화를 끊고 나는 부소초장 방에서 잠을 자기로 했다. 생활관에서 자면 오히려 소초원들에게 더 부담을 줄 것 같아서였다. 부소초장에게 양해를 구하고 방으로 향했다. 참으로 긴 하루였다. 결혼한 지 얼마 안 된 아내에게도 미안한 마음이 들어 전화를 걸었다. 자초지종을 설명하니 아내도 안심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소초원들도 점차 안정을 되찾았고, 나도 중대본부로 복귀할 수 있었다. 며칠 뒤, B 일병은 깨어나 군 병원으로 이송되었다. 그 과정에서 확인된 사실은 그가 실제로 귀신을 봤다고 진술했다는 것이었다. 경위는 다음과 같다.


밤 9시경, 그는 소초 외곽 경계근무 중 선박확인초소에 투입되는 병력에게 문을 열어주기 위해 출입문 쪽으로 이동했다. 병력이 나간 후 문을 닫으려 했지만, 문이 움직이지 않았다. 평소엔 잘 열리고 닫히는 문이었다. 이상하게 생각한 그는 다시 힘을 주어 닫으려 했고, 그 순간 고개를 들었다. 출입문 위 쇠파이프에 무표정한 40대 후반 남성이 서 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이후의 기억은 전혀 나지 않는다고 했다.


그 후로 소초에서는 그 출입문 위에 서있던 남성을 봤다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B 일병은 군 병원에서 약 두 달간 치료를 받은 뒤 복귀했다. 근무지는 다른 소초로 변경해 주었고, 그는 무사히 만기 전역했다.


지금도 잘 모르겠다. 왜 그런 일이 벌어졌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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