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쥐와 시골쥐, 그 중간쯤 어딘가에서 투덜투덜.

~ 체인소맨 레제편에 감명받은 도시골 쥐 이야기 ~

by 대한민국 노예

네, 체인소맨 레제편 인상깊게 본 거 맞아서 제목 이 모양으로 골랐구요.

도시쥐와 시골쥐 이야기는 뻔한 이야기지만, 그래도 만국에서 통용되는 주제라 생각하고...

요즘 특히 제 근본없는 출신에 대해 생각이 많아졌기에 글 찌끄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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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체인소맨 코스프레도 해봤던 헬조선 세계의 덴지로서, 레제의 질문에 대답해보겠습니다.

레제야, 너가 사랑하는 그 덴지는 도시 쥐를 좋다고 말했지?

나는 도시 쥐와 시골 쥐, 모두가 좋단다.

근데 시골 쥐가 좀 더 내 정서에 맞는 것 같다.


저 녀석이 도시 쥐가 좋다고 말할 수 있는 건 쟤는 하수도에 살던 시궁창 쥐라서,

잠깐 핑크머리그녀가 쥐어준 안온한 현실에 눈이 멀어 그런 대답을 내놓을 수 있는 거란다.


정확히는 시골의 안락함을 느껴본 적 없이 진창에서만 구르던 놈인데 도시의 밑바닥에서만 살아봤지,

시골에서는 살아보지도 못했는데 쟤가 자연을 경험하는 데서 오는 평화라는 것을 알겠니?

여자와 음식, 그런 일차원적 욕구들만 충족되면 되는 원시인이 그런 걸 알리가 없다!

8989404690_4330174_a123a0cd4f6391270b5a436cee407279.png 응, 아니. 응, 아니.

찍...찍...찍(길거리 쓰레기만 줏어먹고 사는 쥐새끼가 뭘 알아요.)


필자는 도시쥐와 시골쥐의 결합으로 만들어진 도시골쥐라는 부산물로, 시골쥐씨의 직업 특성상 매우 근본없게 이곳저곳 옮겨다니며 살았다. 경제적 이유가 아닌, 직업적 이유로 이사를 숱하게 다녔다.


최초의 사춘기를 겪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이사를 다니는 것에 거부감은 크게 없었는데 슬프게도 5학년 때 내가 지금도 살고 있는 어느 지방에 뿌리를 내리게 되면서 사고관이 크게 뒤흔들렸다.

여기만 오지 않았더라도, 어쩌면 내게 다른 가능성이 있을 수 있지 않았을까 싶었거든.


도시가 좋아서 도시에 살고 싶은 게 아니다.

도시는 거지같다. 그런데 이 거지같은 육신이 도시에 적응하고 말아서, 시골에서도 짱을 먹지 못해 거들먹대는 어린 군주들의 오만함을 몸소 겪다보면 저것들은 우물 안에 갇힌 개구리면서, 갇힌 우물에서도 짱을 먹지 못해 안달이구나-라는 생각이 들던 것이다.

도시 사람은 차갑고, 시골 사람은 정 많다?

니미럴.


일단, 내 지방살이 경험은 서울의 대치동을 표방한 어떤 빌어먹을 00동이라는 지방의 대치동에서의 삶이었기에, 성적 또는 집안으로 입지를 입증하지 못하면 가차없이 도태되는 동네였다.

당장 나만 해도 전교1등을 할 때는 나름 선망의 시선을 받으며 누구누구네 어머니, 소위 말하는 잘 나가는 친구들의 우호적 시선을 받았지만, 왕의 자리에서 내려오면 받게 되는 현격한 차이를 직접 체험했다.


시골에서도 도시의 어떤 뒤틀린 위계를 모방해 또 다른 경쟁도시가 구축되고,

경쟁도시에서는 입은 옷과 부모님의 직업, 자녀의 성적 따위로 제가 설 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노자가 꿈꾸던 소국과민의 세계 따위는 허구의 이상이라는 것을 지방에 살면 알 수 있다.

있겠냐? 그런 완벽한 세계가ㅋ


용어로 그런 세계를 포착하려고 했다는 것 자체가 작위적이다.

캡처dsad.PNG 다 폭파시켜주세요~

난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서울 주민이 아니라 지방 주민이고,

지금 거주중인 곳은 서울이고,

소재 대학은 또 서울이라서 지방 주민으로서의 혜택을 받지 못한다.

이런 잡종 쥐는 어디를 가도 외톨이다.

붕 뜬 기분으로 제가 둥지 틀기로 결심한 곳이 있다면, 필사적으로 곁에 둘 사람을 만들어야만 하는 거다.


이따금씩 찾아가는 고향에서 만나는 친구들은 어느새 짝이 생겼고,

또는 쭈욱 거기서 살았기에 이미 제 무리가 있고,

내가 필수적이지 않다.

나를 찾고, 생일을 축하해주고, 기쁜 일은 함께 기뻐해주지만,

난 외지인이나 다름없다.


asd.PNG An countryman in Seoul. By noyeah


돌겠다.

서울에서도, 지방에서도, 대학원에서도 친구들은 있다.

하지만 정서적으로 충족되지 않는다.

고독을 해소하는게 내 인생 평생의 숙제일듯 하다.

더럽게 외롭네.


이럴 때는 그놈의 이사를 끊임없이 다닐 수 밖에 없었어서, 끝없이 인간관계가 단절될 수밖에 없게끔 했던 아버지를 탓할 수밖에 없다. 주말부부가 그토록 싫어서, 관사가 제공되는데도 굳이굳이 식구들 모두를 끌고 다녔던 아버지. 그렇다고 다정한 아버지도 아녔어서 회사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가족 구성원 모두에게 해소하기에 바빴지.


나는 지금도 누군가의 접촉이 되게 불쾌하고 껄끄럽다. 이성이 뒤에 서 있으면 무섭다고 해야하나?

별로 많이 맞은 것도 아닌데 매처럼 도구를 사용해서가 아니라 무식하게 주먹질을 해대셨어서 그런지, 최대한 티내지 않으려고 하며 애쓰고 살지만 내심 이성이 혐오스럽다.

연애도 몇 번 해봤는데, 연애대상과 관계가 깊어질때쯤 가족이 생각나고, 속이 메스꺼워진다.

조금이라도 내게 징징대거나 제 성질을 주체하지 못하는듯한 모습이 보이면 바로 칼같이 끝내게 된다고 해야하나.


집 안에서 숙련된 위기감지기능 덕분에 어디 이상한 놈에게 코 꿰일 생각은 안 해도 될 것 같은데, 누구를 사랑하기도 어려울듯 하다.

밖에서 좋은 사람이야 많은데, 그 사람이 안에서도 좋은 사람인 줄은 그 사람과 그 가족만 아는 일이니까.


분조장인 사람들을 어르고 중재하며 달래는 데에는 이골이 났고, 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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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헤라 지뢰녀지만 멘헤라로서의 개연성이 상당해 거부감이 들지 않는 레제...

대놓고 여우짓을 하는데 난 개인적으로 여우짓하는 아리따운 남녀에게 강한 매력을 느끼기에 속이 까매보여도 그냥 넘어가줄듯하다ㅋ


쨋든...

도시에서도 시골에서도 어중간하게 살고 있는 도시골쥐의 글 마무리한다.

덴지야, 너의 멘탈을 닮고 싶다.

나 대신 살아주렴.

할 일은 더럽게 많고 결과는 명확하게 산출되지 않아 네게 내 심장을 양도하고 싶다.

포치타의 심장 말고 노예의 심장으로는 부족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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