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90년대에 '마담뚜'라는 사람들이 세간에 화제가 되었었다. 프랑스어의 마담과 뚜쟁이를 합친 신조어라고 한다. 주로 정치인이나 재벌 같은 상류층 사모님과 접촉해, 자녀들의 맞선을 주선해 주고 고액의 사례금을 받았던 사람들이다. 나중에는 여대생을 술집으로 끌어들인다는 소문도 있어서 사회적 인식은 좋지 않았었다.
요즘 '나는 솔로'를 보면, 상류층 자제의 프로필 명단을 관리하던 '마담뚜' 같다는 생각이 든다. 초창기와는 달리 최근 출연자들의 스펙을 보면 주변에서 보는 평범한 젊은 사람들과는 거리가 먼 느낌이다. 고등학교는 과학고나 외국어고, 대학은 명문대와 대학원 아니면 외국유학, 직업은 변호사 의사 회계사 세무사 등 고소득 전문 직종이 아니면 내로라하는 대기업이다. 우리나라에 이 정도 조건을 갖춘 젊은이들이 몇 퍼센트나 될까? 마치 남자, 여자라는 품질 좋은 상품을 진열해 놓은 홈쇼핑을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질 지경이다. 좋은 조건을 갖추지 못한 평범한 젊은이들은 만남의 기회도 가질 수 없단 말인가?
시청률이 올라가고 지원자가 많아져서 그런지, 점점 고스펙을 갖춘 사람들만 선정해서 출연시키는 것 같다. 평범한 청춘남녀는 언감생심 출연신청도 하지 못하겠다. 일부 출연자는 대본에 짜인 것 같은 작위적 행동을 하기도 한다. 운영업체 홍보 목적으로 나왔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는 사람도 있다. 제작진도 흥미위주로 편집을 하여 출연자의 명예가 침해되지않을까 우려되는 장면도 보인다.
데이팅 프로그램에는 눈길이 가지 않았었지만, '나는 솔로'는 진솔한 면이 좋아서 시청하게 되었다. 그런데 점차 그 매력이 떨어져 간다. 혹자는 본인이 좋은 조건을 갖추지 못한 자격지심이다. 빈정이 상해서 하는 불평이라고 할 수도 있다. 그렇다. 자격지심일 수도 있다. 중년을 넘어선 남자까지 자격지심을 느낄 정도인데, 2~30대의 평범한 청춘남녀들은 오죽할까?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청춘남녀들의 만남을 다시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