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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단상

강제로 주어진 휴식의 시간이지만..

by 박순영

올해는 중간에 워낙 큰 파도가 쳐서 그에 대한 보상으로라도 연말만은 느긋하게 편안하게 보낼줄 알았다.

지금 벌써 며칠째 몸이 안좋다보니 삶은 정말 에측할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움직여보겠다고 밖에 나가 단팥죽까지 먹고 들어왔지만 컨디션은 그닥 좋아지지 않았다.



아마도 한해동안 누적된 응어리가 한꺼번에 터지는 듯 하다.

일 구상을 해야 하는 시간에 할수가 없으니 자연히 지난 한해를 돌아보는 무드로 전환되었다.

뼈가 시리도록 가슴아팠던 그와의 이별, 그리고 재회...그리고는 삐걱임, 그리고 추석무렵의 또다시 헤어짐.

그 시간속 끝도 없던 회한과 원망..이렇다고 내 한해가 온통 남자 하나에 휘둘린것만은 아니었다.


지난여름 소박하게나마 내 소설집 단행본이 e북으로 나왔고 빈약한 내 이력에 플러스가 되어주었다.

그리고, 될듯말듯 하다 아직은 별 소식이 없는 시나리오도 여러편 썼고 당장은 안돼도 나중을 기약할수 있으니 너무 실망하지 않기로 한다.

그리고 집이 하반기에 들어와 큰 화두로 대두되었고 이것역시 나갈듯 안나가서 애간장을 다 녹였다.


이런저런 크고작은 굴곡의 파도를 겪으며 나는 마모된 만큼 자라났다.

나간 모든것에 너그럽되 그들이 남긴 교훈은 잊지 말라는 페북 글귀가 그래서 자주 떠오르는지도 모른다.



처음 이 브런치에 들어온게 등떠밀려 들어온 만큼 나는 시시콜콜 나의 개인사를 털어놓기를 원치 않았지만 이제 브런치는 나의 일기장이 되었다.

그러면서 커다란 위안과 힘을 받았다. 너무도 고마운 일이다.

많은 사연을 접하면서 그래도 나는 불치나 난치의 병은 얻지 않았고 근친의 죽음이나 사고를 당하지 않았으니 고마운 일이다...



원래 '돌아본다'는 행위자체를 안하는 내게 이렇게 강제휴식이 주어진 만큼 이 시간동안 푹 자고 잘 놀고 싶다. 해서 오늘은 좀 일찍 잠들려고 초저녁에 약을 먹었다.

내일은 오늘보다 나아지리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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