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엔 병원이 밀리는걸 아는터라 일찍 집을 나서는데 눈이 내리고 있었다. 그래서 가나마나 잠시 고민하다 후딱 갔다오는 쪽으로 마음을 잡고 버스에 올랐다.
눈이 옴에도 병원에는 환자들로 역시 북적였다. 내가 다니는 병원은 갈때마다 의사를 보는 시스템이 아니고 일주일에 한두번 보면 되는데 오늘은 연말이고 해서 인사도 할겸 의사를 보겠다고 하였다. 그렇게 이온치료와 함께 집에서 가볍게 할수 있는 운동을 처방받고 나서면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했더니 "어이쿠, 감사합니다"라며 상대방도 인사를 하였다.
그렇게 물리치료를 받고 나오는데 눈발은 여전하였다. 걸을만 하면 걸을 생각이었는데 낙상 100% 가 예감돼서 다시 버스를 타고 엉금엉금 집까지 기어왔다.
그리고는 냉장고에서 제로콜라를 꺼내 한모금 마시고 샤워를 하고 이제 컴을 켰다.
오늘은 아까 쓴것처럼 무시무시한 해외 사이트를 다운 받아 e-pub을 익혀야 하는 '중차대한 과제'가 기다리고 있다. 안되면 안되기에 혈압올라가며 해야 한다.
그리고는 시간이 되면 탕웨이 <시절인연>을 마저 볼까 한다. 중국의 법은 어떤지 모르지만 불륜관계에서 낳은 아이는 남편의 호적에 오를수 없다는 설정하에 미국에서 출산을 하려고 온 한 여자의 이야기다.
글, 컴, 그리고 탕웨이가 함께 하는 2023의 마지막 토요일이 그럭저럭 흐르고 있다. 올해 오지 않은 것은 내년에 올것이라 믿기에 그 기다림은 연장될것이고 그런 마음으로, 조금은 느긋하게 한해를 마무리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