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겨울옷을 비롯한 겨울용품 판매자들이 일찌감치 떨이처분을 하고 있는거 같다. 반값으로 내려 팔든가 아예 품절처리를 해놓은곳도 많다.
그래도 글쓰기는 최소한 계절을 타지는 않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제 받은 지인의 메일에는, 최근에 정신과를 다니게 되었는데 의사가 정신적 문제냐 몸의 문제 같냐고 물었다고 한다.. 그걸 환자한테 물으면 어쩌라는건가 하면서도 뭐가 발단이 되었건 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경우는 생존의 문제가 늘 발단이 된거 같다. 노모는 70넘어서까지 밖에서 돈 벌고 나는 집에 틀어박혀 글을쓴다 책을 본다 하면서도 생계를 끌어갈 만큼의 돈을 벌지 못하고 이렇다할 성과도 내지 못했던 젊은날의 자괴감과 무능함이 내 스스로를 우물속에 가둬버리고 그것이 이런저런 정신적 문제를 일으킨거 같다. 그러다보니 몸까지 안좋아져 이렇겍 걸어다니는 '종합병원'이 되고 만것이 아닌가 한다.
그 지인도 늘 돈에 쪼들려한다. 그러다보니 아무래도 삶이 불안해지고 몸도 망가지고 해서 평소에는 휴대폰을 아무데나 두고 살아도 나갈때는 꼭 쥐고 나간다고 한다. 언제 119를 불러야 할지 몰라서..
다들 돈때문에 힘든 말년을 맞고 있다. 하기사 상위 몇프로를 빼고는 말년에 그 누가 여생을 책임져줄 큰돈을 쌓아놓고 살겠는가.
어제 한 기사를 보았다. 요즘 자식세대가 부모들의 빚을 갚느라, 부모의 생계비를 책임지느라 정작 자신들은 결혼도 출산도 못하고 빚만 안고 살다 신용불량자가 되는 예가 많다는.
나도 자주 장년일자리를 기웃거린다. 그런데 늘 같은 일이다. 미화원, 경비원, 택시기사, 뭐 그런..
그런 직업들이 나쁘다는건 아니지만, 나이 들었다고 선택의 폭이 좁아져서는 안된다고 본다. 물론 이런 내생각에 반론을 제기할 여지가 많은 건 안다.
예전에 동사무소에 문화강좌 '불어강의 개설'을 문의했더니 담당직원이 '영어'도 요즘 인기가 없어 개설을 안하는 판에 '불어는 글쎄요'라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사람은 누구나 '배운 도둑질'로 먹고 살고 그일을 하면서 살고 싶어하는데 나이들면 그게 뜻대로 되지 않는게 현실이다.
아무튼, 그 지인도 나도, 아주 엉뚱한 일을 생업으로 하기보다는 그래도 평생 해온일이나 약간 변형된 일의 범주에서 선택하고 하면서 생계를 , 남은 여생을 보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어제 안한 편집 연습을 오늘은 좀 하려 한다.
컴퓨터 책은 마치 선문답같아서 아무리 읽어도 이해하려면 먼저 시행착오를 요한다는 고약한 구석이 있다. 이렇게 이과적 센스가 없는 내가 예전에 이과반이었다면 믿을 사람이 있겠는가? 건축을 전공해서 프랑스 유학을 꿈꾸기도 했었다는 말을? 그래도 미적분은 확실히 해냈다는 말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