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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단상

미안한것과 잘못한건 다르다

by 박순영

방금 내 까페에 김동식 작가의 <정말 미안하지만, 나는 아무렇지 않았다>라는 소설집을 올렸다.

내용을 모르니 제목만 보고 글을 쓴다면,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죄다 내가 잘못했다고 생각할건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201233867.jpg 김동식작가 1985-


예전에 누군가 가까이 지낼때 그의 형편이 안좋아 내 신용카드를 한장 준적이 있다.

그런데 둘 사이가 틀어지고 내가 종일 전화를 해도 받지를 않아서 아, 끝났구나,하고는

그 카드를 막았다.


그랬는데 밤 10시가 다 돼서 문자가 왔다. 아들과 치킨이 먹고싶어 가게에 갔다가 카드가 안돼서 개망신만 당했노라며 나를 질타하였다.

순간 내게 든 마음이 솔직히 이런것이었다. 미안한 느낌은 있지만 결코 잘못한건 아니라는...


지금 그가 어떻게 사는지는 모르지만 일체의 노동의지가 없이 그저 글만 쓰겠다고 버티는

그런 유형이라 생활은 늘 위태위태했고 급하면 남에게, 혹은 돈 버는 자식에게 돈을 요구하는 그런 식이었다.


아무튼, 그런 관계는 잘 될리가 없다. 모든 잘못과 일체의 책임을 전가시키는 상대와 어떻게 연애든 결혼을 할수 있는가.

미안함, 하지만 잘못을 뒤집어 쓸 필요는 없다는거, 적확한 지적인듯 싶다.

이 둘을 잘 구분해야 마구잡이식 세상과 타인의 비난에 의연하리라 본다.



그나저나 김동식 작가의 글을 한번쯤은 읽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중엔 좀 빠지는 글도 있지만 그래도 평균적으로 걸출한 상상력이 작동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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