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변입구에 벚꽃이 많이 지고 있다.
비도 온거 같지 않은데...
자연은 이렇게 과하지 않은 선에서 오고감을 조절하는 능력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오랜만에 친구가 주말에 좀 보자고 하는데
이틀 다 선약이 있고 집도 보러올지 모르고 해서 연기했다.
한번 봐,라고 설레발을 쳐놓은건 난데...
그나저나 왜 집을 보러 안 오는건지.
선거 끝나면 좀 나을거라고 했는데...
이러다보니 죽어도 이사를 가야겠다는 오기같은게 생긴다.
멀쩡하던 한쪽 어깨가 뻐근하다. 역시 나이는 속이지 못하는것 같다.
지난밤 또 소파잠을 자면서 깔고 잤나?
아무튼, 이젠 살살 살아야 할 시기가 왔다.
일주일에 서너번은 최소 3000cc 이상의 생맥주를 마셔대던
내 20대가 아득한 꿈처럼 여겨진다.
어쩌다 2차가면 소주에 백주에....
합석했던 그들중 일부는 이미 고인이 되었으리라.
얼마전 택시를 타고 두런두런 기사님과 얘기를 하다보니
외대 후배였다. 경영학과.
도착할 즈음에 그 사실을 알아서 서로 주거니받거니 그때를 회상하였다.
'미네르바를 없앤건 잘못'이라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비오면, 눈오면
후다닥 뛰어올라가 피하던 그 작은 동산을 공유하는 한
어디 살건, 어떻게 나이들어가든 우리는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청춘기는 이토록 아름다운 트라우마로
우리 안에 영원히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