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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단상

미워도 다시 한번

by 박순영

오늘 웃긴일이...

부동산에서 전화와서 좀 있다 집 보러 온다고 해서, 네, 하고 끊고는 정리좀 하는데 다시 전화와서

집 본다는 사람이 변심했다고. 1분만에?



그리고는 소파에 누워서, 나갈턱이 있나,하고 있는데 어디선가 도어락 눌리는 소리가..

윗집인가보다, 했는데, 잠시후 내집 현관이 덜컹 열렸다.

비번을 아는 사람은 부동산밖에 없어서 그닥 놀라진 않았지만 전화한통 없이 이래도 되는건가싶었다.

내가 놀란척 하니까 그제서야, oo부동산이라며 손님을 데리고 왔는데 차를 대강 대고 들어와서 급하다고 호들갑을 떨었다.


영화 미워도 다시한번/ google

아무려나, 집보러 왔으니 내쫓을 수도 없고 해서 일단 보게 했더니 늘 하는 말, 수리비 운운, 하며 애처롭게 나를 쳐다보았다.

어제 '네고없는 마지막 가격'이라고 내놓은터라 받아주지 않았더니 '거실이 작네요'하고는 심드렁해서 갔다.


그래, 정릉붙박이로 살든가 한강에 빠져죽든가 양단간 결정하자, 하고는 다시 누웠더니 또 다른 부동산이 전화해서

지난번 보고 간 사람이 맘에 있어 하는데 거주할 사람이 아들이고 그 아들이 내일 아마도 지금 사는 집이 나갈거 같고 그렇게 되면 우리집을 할거 같다며 최종가격을 타진하려 하였다.

2년전쯤 집 내놓기 전, 딱 한군데 자문을 구한집이 그 집이고 사장이 나름 진중한거 같아 은근 그 집에서 했으면 하던 차라, 최종가에서 1000까지 추가다운 가능하다고 했다. 당시 그가 예측한대로 지금 이자를 이기지못 한 영끌족들이 초저가,경매로 다량 내놓고 있는것을 볼때 어느정도 혜안도 있어보이고, 물론 물건을 선점하겠다는 의도가 깔려있지만.


그야말로 개나 소나 다 '구경하는 집'이 되다보니 별의별 꼴을 다 당하고 별말을 다 듣고.

남이사 어떻게 살건, 집만 볼것이지, 짐이 많네, 왜 벽걸이 tv를 안하냐, 등등...

물론 짐이 많고 특히 책이 잔뜩이니 첫인상이 후줄근해서 그러겠지만 그걸 또 말로 내뱉는 그 레벨은 뭔지, 하여튼.


이제는 뜨냐 마냐가 결정 날거 같고 간다면 지금 유력한 곳은 운정이나 일산 센터 소형 아파트다. 전자가 되면 내가 원하는 욕실 2갠데, 그게 값이 아슬아슬해서 아마도 후자가 되기 쉽고 그리 되면 호수공원은 슬리퍼끌고 다닐수 있다. 여름이면 숏팬츠에 아이스크림 빨면서 걸어다녀야지....역시 꿈꿀때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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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기준, 알라딘 예스 북큐브에 떴고요, 교보,밀리 예정입니다. (이 두군데는 좀 늦어요). 종이책은 현재 부크크서점, 1,2주내로 대형서점 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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