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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단상

모닝 멜러디

by 박순영

새가 지저귄다.

정릉에서의 아침이 맞다.

파주도 저럴까 궁금하다.

물론 단지앞에 숲이 조성돼있어 새는 있겠지만 저렇게 바로 창문 난간에 앉아 아침 알람 노릇을 해줄지는 모르겠다.


그나마 다행인것은 서울버스 배차가 짧고 1시간 안팎으로 홍대까지 나온다는 것이다.

당분간 차없이 지낼 내가 서울 나오기는 그리 어렵지 않은거 같다. 딱히 나올일도 없지만.

어제 만난 지인이, 처음엔 중고차를 쓴다고 했더니 적재량이 큰 a차를 하라고 했다. 가끔 그 차를 보면

조금은 걱정이 되었다. 세로가 높아 혹시 코너 돌때 기울지나 않을까 하는...

기우라고 한다. 한번도 그런걸 본적이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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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4월 마지막날. 뭔가 기념해야 할거 같은 느낌이다. 오랜 숙제를 끝낸 기분이다.


병원 스케줄이 잡혀있고 그전까지는 옷정리를 하다 나갈거 같다. 지난겨울 싸구려 패딩을 잔뜩 사서 지금 일부는 밖에 나와있다. 안입는 옷은 최대한 추려서 버리려 한다. 당근 앱도 지웠고 버릴건 그냥 버리려 한다.

이러다보니 오늘의 품목은 옷, 이불로 정해졌다.

그리고 5월중반쯤엔 파주에 들일 새 가전이며 가구를 예약주문하려한다. 이사당일에 해달라고 하면 어수선할거 같아. 그 다음날로 하는게 나을텐데 생필품이다보니 하루이틀이라도 없이 지내려면 많이 불편할거 같은데... 가서 제일먼저 할것은 인터넷 신청과 가스가 될듯하다.


예전에 엄마가 집이 있으면서도 날짜가 안맞아 한 10년 세로 떠돈적이 있는데, 그때는 거의 2년마다 이사를 해서 포장이사도 안하고 내가 직접 싸고 했는데 이제는 엄두가 나질 않는다.

그리고 큰돈이 들지 않는다면, 책장, 수납장 처럼 경비원들의 도움을 받을수 있는건 미리 버릴까도 생각한다. 돈은 이중으로 들지만 빠른 이사를 하기 위해서다.


그래서 점심은 파주에서 먹었으면 한다. 그러려면 짐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을듯하다.

어제 지인이, 미리 배치도를 그려서 주라고 했는데 그것도 해놓을 생각이다. 이사 막판에 시간없어 쩔쩔매지 않도록...


그나저나, 요즘은 어디나 녹음이 짙어 황홀하다. 어제도 먼길을 내내 녹음과 함께 했다.

이 아름다운 계절을 그래도 정릉에서 지내고 가는게 고맙다.

나의 '프로방스 아파트'에서 맞을 장마와 여름은 또 어떨지...여름끝 가을 바람은 어떻게 스며들지 궁금하다...





비로소 세상과, 모순으로 가득한 내 삶과 화해할 시간이 왔다고 느꼈다. 더 이상 세상을 원망할 이유도, 떠나간 그녀를 미워할 까닭도 없다고 느꼈다.

이 좋은 시간에 나는 세상과 완전히 하나가 되고 싶었다. 어디선가 아련하게 그녀의 피아노 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는 내가 가는 곳마다 따라 다녔다. 그것은 눈부신 햇살과 어우려져 또다시 나를 ‘아름다운 혼란’속으로 밀어 넣었다.

나의 눈과 귀는 이미 세상에 대한, 떠나간 그녀에 대한, 사람의 숲을 향한 그리움으로 내닫고 있었다.-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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