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어디 스케줄이 있었는데 노동절이라 미루었다.
노동절이라는 표현이 강성이어선지 요즘은 근로자의 날로 부르는 거 같다.
아무튼, 백수도 무위라는 노동을 하기 때문에 오늘은 좀 쉬려고 한다. 요즘 너무 자주 푹 쉬긴 하지만...
이번에 이사때문에 여기저기 아파트 매물을 보던 습관이 남아서 요즘도 하루 한두시간은 계속 보고 있다.
나중에 여윳돈이 생기면, 이라는 가정하에...
파주, 일산에서 근거리 서울쪽도 보고 탄현도 보고 뭐 그러고 있다.
가난할때 유일한 낙은 '내가 돈이 많다면'이라는 가정이 아닌가 싶다.
사주에 부동산이 들어있어선지 이 짓이 지겹지가 않고 어쩌다 가능할것도 같은 매물을 발견하면 오, 저거다, 하고는 희망에 부푼다. 이렇게 돈독이 올랐으니 글이 써질리가...ㅎ
누구는 아직도 봄이라고 하지만 난 단언컨대 여름으로 부른다.
봄이라면 밤에 25도에 근접할 리가 없다.
해서, 어떻게라도 이번에는 스탠드 에어컨을 살 명분이 생겼다.
지금 쓰는건 침실이나 서재에 놓고...
새로 놓을 가전과 가구를 이삿날 맞춰 주문하려고 했는데 혹니사 내가 늦게 가게 되면 난감할거 같아 가서 주문할 생각이다. 파주는 경기중에서도 외곽으로 쳐서 한 열흘은 그것들 없이 지낼거 같다. 냉장고는 좀 급해서 이사 다음날쯤 배송으로 주문할 생각이다 . 안되면 금촌에라도 나가서 빨리 들이거나.
'가다가 완전 폐기물 되니까 버리라'고 했던 이삿짐 센터 사장의 협박이 아니었으면 이번에도 데리고 갔을지 모르는 저 냉장고. 엄마랑 신길동 살때 이마트에서 무조건 우리도 양문 써보자 하고 골랐던...
나의 '프로방스 아파트'에서도 슬슬 이사준비를 하겠구나 싶다. '프로방스 아파트'라는 이 별명이 난 싫지가 않다. 친구들이 붙여주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왠지 애정어린 이름인거 같아서다.
원래는 거실에서 내려다보면 작은 연못이 있었다고 하는데 젊은 사람들이 입주를 많이 하면서 아이들 안전을 위해 물을 뺐다고 한다. 할수 없는 일이지만, 그래도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그리고는 그 연못을 상상하곤 한다.
하지만 열이면 열을 다 갖는 생이 어딨으랴...한두개쯤은 부족해야 동기부여가 되는듯하다.
정체성을 아이덴티티(identity)라고 한다. 이것을 가족이라는 틀에 확장 적용하면 ‘위상’이라고 말할수 있다.‘나는 너에게 무엇인가’ 하는 문제는 남녀가 함께 살면서 끊임없이 되풀이 되는 정신적 요소인데, 이것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끊임없이 당신을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보다 당신이 미울 때도 있고 고울 때도 있겠지만 나에게 없으면 큰일 나서 나는 살 수 없다고 표현하는 것이 상대의 마음을 안정시키는 데 훨씬 강력한 힘을 발휘할 것이다.
사별자에게 있는 기존의 방은 비록 세상에 없지만 전배우자와 함께 살아온 날만큼 쌓아온 방이다. 그 방을 억지로 없애려 하면 안 되는 것이니 그 방은 그대로 두고 새로운 방을 알뜰살뜰 꾸미는 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싶다. -본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