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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단상

소문난 여자

by 박순영

지병이 또 도져서 시장입구 병원에 갔더니 '아, 파주로 이사가는 분이죠?'하고 간호사가 알어보았다.

어지간히 소문을 내고 다닌 모양이다. 이제는 이사를 안가면 이상한 여자가 돼버렸다.


지금에야, 여기가 올망졸망, 규모는 작아도 모든 인프라가 갖춰져있다는걸 깨달았다. 떠나려고 하니까.

'파주로 가면 이런 병원도 없는데'

'이사가서도 많이들 오세요'

'저는 2시간 걸려요'

간호사와의 어쩌면 정릉에서의 마지막 대화를 나누고 건물 1층 약국에 가서 처방전을 내고 기다리면서

'지난번, 휴대폰 놓고 갔던'

'아, 기억나요'


내가 평범한 얼굴이어선지 그런 소리를 많이 듣는다. '어디선가 본거 같다'는.

아무려나, 이렇게 이웃들 하나둘과 작별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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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저녁에 친구가 들러서 이런저런 수다를 떨다가, 파주에서 가까운 서울 a구에 3년내에 20평 아파트 산다고 큰소리를 뻥뻥쳤다. 그랬더니 '제발좀 그렇게 해'라며 맞장구를 쳤다.

친구가 간 다음 a구 아파트 매물을 다시 봤더니, 허름하긴 해도 19평 , 방 두개 거실 따로 빠진게 아직 4억 미만으로 떴다. 제발 3년동안 오르지 말아라, 빌었다.


물론 일산이나 운정으로 나올수도 있지만 이왕이면 작더라도 서울에 한채 갖고싶은건 욕심이 아니라 이끌림인것 같다.

그렇게 해야 또 나중에 조카들이 받을때 조금은 값어치가 있으려니 하는 마음도 있고..


지난번 호국원에 엄마뵈러 가서는 봉안당 엄마문이 비때문에 접촉면이 미끄러워 안열려서 언니한테 전화해서 '여기까지 왔는데 엄마 못보고 가겠다'고 했더니 '옆에 누구 없어? 좀 열어 달라고 해'라는 다급한 반응에 뭉클 감동이 전해져왔다. 천륜은 어쩔수가 없다. 평소엔 물론 구박을 일삼지만...


이사속도를 내려 했는데 몸이 말리는듯 해서 속도 조절을 하려고 한다. 아니, 그래야겠다...

항생제가 온몸에 퍼지면서 안그래도 나른하니 잠들고 싶다...





지금 교보 이달매출을 잠깐 보았는데 이 책이 로맹책 중에서 1등입니다..내 나름 머리를 굴린 표지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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