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리배출을 하러 나갔는데 이따금 마주치는 어르신 한분이 내 책들을 버려줘서
'아이고 어르신. 이거 돌덩인데'라고 했더니 '책이 많네'라고 하였다.
몸이 좀 안 좋은 듯 뒷짐지고 산책을 하는 모습이 자주 띄었고
폐기물을 버리러 갈때도 좀 무겁다싶으면 같이 들어주곤 하던 고마운 이웃이다.
'저 이사가요'
했더니 여긴 세를 줬냐고 해서 팔았다고 했더니
당신도 팔려고 하는데 값을 매기기가 힘들다고 하였다.
해서 '네이땡 보시고 최저로 내놓으시고 거기서 ,추가 다운 각오하셔야 된다'고 하였더니
그래요? 하고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이 부동산 지옥이 언제까지 갈지는 아무도 모른다. 가끔은 제값을 받는 집도 있겠지마는...
나와 같이 내놓은 집들이 여전히 꿈쩍도 안하고 떠있는걸 보면 아마도 대란은 좀 더 가지 싶다.
나는 막판엔 우리 단지 내에서의 경쟁이 아니라 위 대단지 p아파트 시세로 가격을 대폭 내려서
그나마 팔린 것이다.
'가기 전에 식사라도 해야 하는데'라는 요식적인 말이 건너왔다.
물론 그분과 단둘이 밥을 먹는 일이야 있겠는가마는, 그래도 고맙고 반가운 이웃인것만은 사실이다.
상상속엥서라도 밥을 먹고 이별해야 하는 이들이 조금은 있다는게 여기서의 18년 생활이 그닥
헛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꽤나 흐뭇하다.
미국의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의 <자작나무>라는 시를 보면 '혼자여서 야구를 배울수 없고...혼자 놀아야 했다..' 이런 귀절이 나오는데 언젠가 시평을 올릴 경지?에 이르면 꼭 한번 다루고 싶은 시다. 그와 함께 t.s엘리엇의 <프루프록의 연가>도 같이 읽고 싶은데. 두 시 다 모두 삶이라는 우주에서 고립돼 외롭고 음울한 자기만의 내면에서 혼자 놀고 서성이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편의점에서 찾은 행복
요즘 신문에 자주 오르내리는 범죄들은 '처음엔 사기 아닌 걸로 시작했다 결국 사기로 귀결되는' 그런류가 많은 거 같다. 흔히, 투자금의 몇 배로 갚겠다는 약속하에 돈을 가져가서는 여기저기 돌려막다 결국은 돈을 주지 않고 잠적한다든가 하는 뭐 그런 것들이 예가 될 것이다. 그런가 하면 정성을 다하고 물질적 지원까지 해준 여자를 (남자를) 저버리고 '환승'하는 일도 허다하다. 물론 감정이 하는 일이니 그건 개개인이 알아서 처리할 몫이지만 그럼 돈이라도 돌려줘야 하거늘... 그들 역시 처음엔 마음이 맞아 시작한 연애일텐데 끝은 결국 '사기 연애'가 되고 만 케이스다.
그렇다면 ‘세상에 사기 아닌 게 없다’는 말은 어느정도 정당성을 얻는다. -개같은 내인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