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산성체질이라 여기저기 종기나 뾰루지가 자주 생겨 째고 항생제 먹고를 반복한다. 얼마전엔 정수리에 뾰족하게 뭔가 올라와 몇번 만졌더니 터져버려 피딱지까지 앉았다.
해서 동네 피부과를 갔더니, 30분 기다려야 한다고. 별다른 일이 없었기에 기다린다고 하자 접수간호사가 난감해했다. 원장님이 시술중이냐고 했더니 대답못혔다.그러더니 10분도 안돼서 나를 호출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특정과를 언급하는게 좀 그렇지만, 치과 피부과 성형외과...
그런곳은 요즘 손님 가려받기가 성행하는듯하다. 이른바 '일반환자'는 안받으려고 하는것이다.
뿐만 아니라 집 근처 대학병원에서 여성암 정기검진을 받아왔는데 어느날 검사결과 이상이 없다며 소견서를 써줄테니 동네 병원을 다니라고 하는게 아닌가. 돈이 안되는 환자라선지, 대학병원이라 위급한 환자 위주로 진료를 하겠다는건지 정확한 이유도 모른채 난 그 병원에서 쫓겨났다. 예전에 두어번 큰 수술까지 받았던 병원이라 믿고 계속 다닌건데.
언젠가는 동네 치과에서 환자와 의사가 이야기하는걸 들은적이 있는데 의사는 당장 임플란트를 하라고 하고 초로의 여인은 나중에 ,나중에,라며 애원하듯했다. 당장 임플란트 안한다고 명이 단축되는것도 아니거늘.
필요한만큼 있으면 되는게 돈인데 왜들 돈돈 하는지 모르겠다. 워낙 없이 처지여서 욕망조차 생기지않는지는 모르지만. 죽을때 돈들고 갔다는 소리 들어본적 없고 돈많아 행복한 경우도 거의 못봤다. 형제간의 분란, 지인간의 사기, 부모자식간의 불화..이렇게 필요이상의 돈은 오히려 갈등과 불행만 가져온다는게 내 생각이다. 그럼에도 돈이 넘쳐나야, 돈으로 쳐발라야, 돈으로 뒤범벅돼야 비로소 만족하는 돈벌레들로 세상은 온통 넘쳐나고 있다.
돌아가신 엄마가 다니던 치과가 있었는데 어느날,흔들리는 치아 모두를 발치하고 1500만원어치 임플란트를 해야 한다고 해서 고민끝에 언니와 상의하고 병원을 옮겼더니 임플란트 얘긴 일절 않고 의치를 해준 기억이 있다. 돈도 돈이지만 90노인이 어떻게 그 번잡스럽고 고통스러운 시술을 견딘다는 얘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믿거니 하고 들르게 되는 동네병원 인심들이 이렇다 요즘. 물론 그중엔 의술을 천직으로 여기는 진정한 의사들도 있지만.
추세가 이렇다보니 이젠 어쩌면 손가락 물집 하나로 병원순례를 해야할지 모른다. 동네병원은 내치고 대학병원은 거기대로 안받고그런식으로 왔다갔다 헤매다 결국엔 곪아 터지겠지. 아픈것도 서러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