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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순영 Jul 07. 2024

영화 <시벨의 일요일>

-그들의  크리스마스 파티

우릴 괴롭히는건 바로 미망이다. 예로, 헤어진 연인을 두고 '그(그녀)'는 날 사랑했을까'

' 그 우정은 허울뿐인건 아니었는가?'등등



이렇게 미망과 세상의 편견, 어쩌면 또 그 편견이 맞을지도 모른다는 당혹감을 지극히 '프랑스적'으로 조곤조곤 풀어낸 영화가 <시벨의 일요일>이다.



참전후유증으로 기억의 일부를 은 피베르는 고향에 돌아와서도 애인인 마들렌느에게 적응하지 못하고 그녀를 번번이 고통속으로 몰아넣는다.

그런 그의 눈에 띈 고아 소녀 프랑스와즈.

친부에게 버림받고 수녀원이 운영하는 시설에 들어가는 그 어린소녀에게 매혹과 연민을 느끼고 자꾸만 떠오르는 아시아소녀의 이미지 (아마도 그가 전쟁에서 마주한, 내지는 죽였을)가 오버랩되면서 강하게 끌린다.


천애고아가 된 프랑스와즈에게 피에르는 조심스레 다가가고 그러다 둘은 남이 보기엔 '부녀사이'로 보일만큼 친밀하고 돈독한 관계를 이룬다.

매주 일요일이면 소녀를 찾아가 함께 시간을 보내는 피에르...

그런 '비밀'을 알리 없는 그의 애인 마들렌느...

이 셋의  갈등이 주 테마인것 같지만 실은 그것을 넘어 '세상의 편견과 잣대를 벗어난 것은 모두 비정상'이라고 하는 영화속 대사가 이 영화의 주 포인트인것 같다.


어느날 피에르는 주술사의 테이블에 놓인 마법의 칼을 훔쳐 나오고 그것으로 프랑스와즈와 크리스마스를 즐겁게 보낼 생각을 하는데...

둘이 함께 다니는걸 자주 목격한 마을 주민들, 그리고 프랑스와즈와 피에르의 친구들은 피에르가 현재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고 여겨 그를 경계하고 불안한 마음에 '그들의 크리스마스 파티장'으로 경찰을 보낸다...


Видео Sundays and Cybèle (Les dimanches de Ville d'Avray) 1962 [Serge Bourguignon] | OK.RU


이렇게 전개되는 이 영화의 끝은 역시 '인생엔 정답이 없다'가 아닐까  싶다. 정말 피에르는 정신이상자인가? 파티를 끝내고 잠든 어린 소녀 프랑스와즈를 칼로 죽이려 한걸까,  등등....영화는 그 해답을 관객에게 던지면서 끝을 낸다.


이른바 '소아성애'를 아주 감각적이고 치밀하게 나르시시스적으로 그려낸 이 영화를 보면서 언젠가 나보코프 원작의 <롤리타>를 다시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소아성애가 지금은 일종의 '범죄용어'로 자리잡았지만 피에르와 프랑스와즈의 관계엔 전혀 '범죄적'요소가 없고 너무나 '천진하고 자연스러운 연인'같은 향기만 자리한다.

그들을 과연 '비정상abnormal'이라고 단정지을수 있을까?

성인은 아이에게 끌리면 안되는걸까? 그 이상의 행위를 '세상이 금지'하기 때문일까? 라는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google

둘은 보통의 연인처럼 서로 챙기고 다른 대상에게 끌리는 경우 질투도 하고 싸웠다 풀어지고를 반복한다. 그리고 크리스마스 선물로 프랑스와즈는 자신의 본명이 '시벨cybele' (si belle 너무나 아름다운)임을 알려준다. 대지와 나무의 여신이라는 보충 설명을 하면서.



'지독하게 굴면 나중에 당신과 결혼하지 않겠어!'라는 시벨의 앙증맞은 대사는 정말 세상을 뒤집을 폭탄같은 선언인가, 를 곰곰 되짚어보게 만든다.



이  영화는 그외에 당시 헐리웃 영화에 밀려 침체기를 맞고 있던 프랑스 영화의 르네상스를 연 것으로도 유명하고 아카데미 최수우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한것으로도 널리 알려져있다.


시벨을 연기한 파트리샤 고찌는 이후 성인이 돼서도 몇편의 영화를 더 찍었지만 어릴적 찍은  <시벨의 일요일>만큼의 반향은 일으키지 못한듯하다...

어릴적 tv명화극장에서 명절이나 특별한 날이면 곧잘 틀어주던 성우더빙 버전과는 또다른  불어대사, 영어자막으로 감상하다보니 둘의 사랑이 더욱더 아련하고 애틋하게 와닿았다.



타이틀 시벨의 일요일   sundays and cybele, 1962,프랑스

감독 세르주 부르기뇽

러닝타임 106분

주연 파트리샤 고찌, 하디 크뤼거 외.


gate pic  from google



Видео Sundays and Cybèle (Les dimanches de Ville d'Avray) 1962 [Serge Bourguignon] | OK.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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