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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순영 Jul 26. 2024

영화  <시절인연>

-시애틀에 내리는 비

모든건 '때'가 있다고 한다. 공부할 때,노는 때, 그리고 연애할때,...

'이렇게 특정시기가 돼야 서로의 마음이나 환경이 무르익어 개화하는 인연'을 '시절인연'으로 요약해도 좋을까?


<헤어질 결심>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탕웨이 주연이라고 해서 주저없이 선택한 영화다.


본국(중국)에서 불륜으로 아이를 가진 임산부 쟈쟈가 미국 시애틀로 원정 출산을 와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그녀를 공항에서 픽업한 전직 의사인 기사 프랭크와의 길고도 잔잔한 감정의 전개가 돋보이는 영화다. 그래서 살짝 지루함을 주기도 하지만, 탕웨이라는 탑배우를 소모적으로 쓰지 않았음도 동시에 드러난다. 그만큼 남녀간의 세밀하고 치밀한 감정의 교류와 둘 사이에 끼어드는 장애와 타인들, 그것의 극복등이 차근차근 펼져친다.



여기서 사랑의 속성은 무엇일까를 잠시 생각해보았다.

쟈쟈는 자신을 픽업나온 기사 프랭크의 허름하고 추레한 외양을 보고 그를 마구잡이로 대한다. 첫대면에 고래고래 소릴까지 지르면서 이른바 '갑질'을  한다.이렇듯 사랑이라는 것도 실은 간사한 속성을 지니는 것이어서, 처음에는 상대의 외양을 보고 결정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다 프랭크가 전직 의사였고 이혼남이라는걸 알면서 쟈쟈의 태도는 연민으로 조금씩 돌아선다. 이렇게 사랑은 동정, 연민의 아주 가까운 자리에 위치하고 있음이 드러난다.


끝으로 서로의 2년간의 부재로 인해 확실하 사랑의 감정을 깨우치게 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사랑은 타인에 대한 피상적 감정에서 연민을 거쳐  서로의 부재를 통해 진정한 깊이를 갖게 된다.


여기서 잠시, '성 gender'의 문제가 살짝 대두됐다고 한다면,

일단은, 중국이라는 풍토에서 불륜이 발생하고 아이가 생겼을때 생리적으로 단연코 불리한건 여자쪽이라는 것이다. 물론 남자가 아이를 임신하는 입장이라면 모르겠지만 천지가 개벽해도 그럴일은 없을테니...여자 혼자 죄인처럼 타국에 잠입하다시피 불법 입국을 해야 하는 그 현실이 바로 젠더의 불평등을 말한다고 할수있다.


그리고 프랭크와의 사랑이 막 시작될 무렵, 쟈쟈의 불륜남 '종'으로부터의 호출, 그에 이은 프랭크와의 결별, 쟈쟈의 본국에서의 종과의 불행한 생활은 자본의 주도권이 여전히 남자에게 주어져 그것으로 여자의 행동거취를 결정하는 상황을 여실히 보여준다. 그렇게 본국으로 쟈쟈를 데려와놓고도 또다시 딴짓을 거침없이 해대는 종,남자.


중국은 그래도 아시아권에서는 제법 남녀간의 균형이 잡힌 국가로 평가받지만 이 영화속의 중국은 딱히 그렇지만은 아닌거 같다. 이 문제, 나라를 인종을 초월해 극복해 내야 할 숙제라 할것이다.

탕웨이의 아름다움은 비록 임산부로 나와도 여전했고 가끔 그녀의 중국식 영어가 발화될때는 그녀만의 도도하고 심플한 매력이 여지없이 보여지곤 한다.

<헤어질 결심>에서 워낙 강한 인상을 보여 이 영화에서는 좀 덜한 느낌을 준다해도, 외모나 연기력 모두에서 적정선에 이룬 탕웨이라는 여배우의 또다른 발견이라는데서 이 영화의 의의를 찾을수 있다 하겠다.


타이틀 <시절인연> 중국, 2014

감독 설효로

주연 탕웨이 외

러닝타임 1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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