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단상

커밍아웃

by 박순영

오늘은 끙끙 앓아온 커밍아웃을 한 날이다.

다름아니라, 언니한테 서울집 '팔아먹은'이야기를 고백하고 소정의 위로금?을 주었다.

'나중에 실거주끝나고 옮길때 또 줄게'라고 죽는소리를 해선지

'내가 언제 돈 달라고 했어? 너 혼자라도 잘좀 살라는거지'라며 핀잔을 주었다.

청주외곽 언니집^^

세상 고마운...

정말 23,년후에는 위로금이 아닌 제대로 된 금액을 줘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니네 언니 잘 사는데 왜?'라는 지인의 말에

'잘살고 못살고가 어딨어. 유산앞에 우애없음'이라고 요약한 내가 조금은 삭막해도

이게 사실인거 같다.

아무려나, 크게 난리치지 않고 넘어가준건 그래도 핏줄이니 가능했으려니 한다.


사진만 보면 정말 잘 사는 집 같아도

형부가 직접 디자인한 집이라 북향인데다 구조도 엉성하다.. 게다가 시골땅이라고 잔뜩 사들여서 그거 다지느라 부부는 완전 시골사람이 다 돼버렸다.


'너 근데 왜 언니한테 이사할때 상의도 안했어?'

'혼날까봐'

'혼나도 얘기해야지...'

누가 날 이렇게 야단치겠는가.

'나 애기잖아..'

'애기는 무슨 나이가...'

'잉...봐주라...잉...'

둘중의 밑이라고 '막내'운운하는데는 언니도 늘 뾰족한 수가 없어보인다.


그나저나, 이곳으로 와서 난감해진건, 엄마계신 이천호국원이 무쟈게 멀어졌다는 것이다.

친구차로 가면야 되지만, 왠지 힘들어도 내 발로 가고 싶고 그렇다. 차를 사도 당장 거기까지 갈 용기는 없다. 몰고 다녀봐야 동네에서 빙빙..조금 간이 커지면 자유로 정도지...


'주소 대!'

'내 생일날 선물 보내려구?'

'으이그!'


다음달 24일 전후로 나는 아마도 언니가 보낸 2만원짜리 케익이나 뭔가를 받을 것이다. 언니도 형편이 안좋아서 그 이상은 쓰질 못한다. 그러면 또 며칠있다 나도 그 정도의 언니 생일선물을 보낸다.

뭘 보내나...그거나 검색해둬야겠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기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