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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단상

가을만찬

by 박순영

요즘 계속 간다고 하고는 미룬 이마트를 오늘 갔다왔다.

올해 마지막 수박을 집어왔다.

캐셔에게 '이게 마지막이죠?'했더니'

'네'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5킬로짜리 그녀석을 들고 도보 10여분을 걸어오면서 아, 올여름 내게 가장 큰 위안과 의미를 준 게 수박이었지,하는 감회에 젖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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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사온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목살을 구워서 시금치 된장찌개에 같이 먹었다.

오랜만에 제대로 먹는 집밥이었다.

그리고나서,내일 분리배출 준비한다고 낑낑대고..

지난주, 추석연휴라 안해서 내일 아마 산더미같이 몰려나올거 같다..



기온이 좀 내려는 갔는데

조금만 더 내려가면 좋을듯하다. 그러면 가을 가기전에 친구든 지인이든 오라고 해서

지난번 택시로 휙 지나친 근처 멋진 레스토랑에서 점심한끼를 할 생각이다.

장담컨대, 대한민국에서 제일 이쁜 동네가 여기다!@


이렇게 파주에서의 첫 가을이 열리고 있다.





작가의 말

10여 년 전의 일이다. 어느 여름밤, 전철역 앞 광장을 지나던 중 앞에서 묵직한 갈색 서류 가방을 안고 다가오는 노인을 보게 되었다. 누가 보더라도 노숙인이었던 그는 배가 고팠던지 제과점 안에 진열된 빵을 계속 쳐다보며 걷고 있었다. 그와 스쳐 지나간 뒤, 잠시 제자리에 멈춰 선 나는 뒤돌아 달려가 그에게 5천 원짜리 지폐 한 장을 주었다. 돈을 받자마자 그는 잡동사니가 가득 담긴 서류 가방에서 커다란 흰색의 종이를 한 장 꺼내 나에게 내밀었다. 그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있었으며 당당한 태도였다. 그러면서 나에게 잘 읽어보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건 정체불명의 민간요법들이 적힌 종이였는데 마지막 부분의 내용이 특이했다. 거기엔 ‘달에서 날아가지 않는 방법’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 당연히 나는 피식하고 웃으며 허황된 이야기라고 여겼다.이런저런 어지러운 개인사에 치여 살던 내게 “달에서 날아가지 않는 방법”은 이후 내게 많은 깨달음을 주었다. 그건 행복을 찾는 방법이었다. 도움이 될 거라고 한 노인의 말을 기억하며 나는 지금 그리 살려고 한다. 이 책을 선택해주신 모든 독자께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2024.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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