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달라지면서 이혼과 정신병력은 어느정도 용인되는 추세가 된거 같다.
나는 20대 중반 일찍부터 정신과약을 먹어와서 수십년이 되었다.물론 중간에 휴지기도 있었지만..
나의 우울증은 주로 겨울끝나고 해빙기, 그러니 3월초쯤에 심해진다...그건 아마도 겨울과 혹독한 전쟁을 치른후 무력감이 몰려오면서 육신의 밸런스가 깨져서가 아닌가 한다...
지금도 밤에 약을 먹어야 제대로 잔다. 쉽게 말해 허가받은 마약에 중독이 돼버렸다는것인데, 이제는 굳이 끊어야겠다는 생각도 들지 않는다. 그러는 동안 나의 간은 점점 나빠지겠지만. (의사들 말로는 요즘 약이 좋아 간에 전혀 부담이 가지 않는다고 하지만 난 그 말을 믿지 않는다)
아직도 '정신과'라는 단어에 거부감을 느껴 내과나 가정의학과에서 안정제를 타서 먹는 사람까지 합친다면 정신과인구는 대단할것이다. 마치 쉬쉬해도 두세집 건너 한집이 이혼가정인것처럼.
지인 하나는 오랫동안 다니는 정신과 약이 맞지 않아 고생을 한다.
그래서 내가 여러차례 바꾸라고 했지만 그게 쉽지가 않은 모양이다
정신과약이라는게 처음 먹으면 사람을 좀비로 만들지만 점차 익숙해져 평상시 컨디션을 유지하게 되는데, 이지인은 아직도 좀비가 돼서 다음날 중요한 스케줄이라도 있으면 안먹어서 불면과 그에 따른 신체적 불쾌감을 호소하곤 한다.
약을 먹지 않고 살수 있고 잠들수 있다면 그거야말로 해피한 인생이겠지만
어쩌랴, 살다보면 약에 의존할수도 있고 그렇다면 최대한 나를 편안하게 해주는 그런 약을 찾아야 할거 같다.
그런 배우자를 찾듯이...
완벽한 삶은 존재하지 않는다.
어느부분인가는 삐그덕거리게 돼있고 그런 가운데도 조심조심 균형을 잡아가려 노력하는게 사는일이 아닌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