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꺼내입었다 더워서 벗은 긴팔 원피스를 다시 입었다.
이제는 완연한 , 그러길 바라는, 가을인가보다.
우리단지는 일요일 9부터 월요일9까지 분리배출을 하게 돼있어서
어제 새로 나온 쓰레기들을 버리러 나갔는데 꽤나 쌀쌀했다.
원래 이즈음부터는 책으로 낼 장편을 쓰려고 했는데
큰 상금이 걸린 시나리오공모가 있어서 만약 그걸 한다면 다음달부터나 책을 쓰게 될거 같고 아니면
두마리 토끼 잡겠다고 덤비든가...
방금 한 기사를 봤는데 가끔 나오지만 인상깊은 마스크와 연기로 기억에 남아있는 한 배우가
일이 끊겨 번역일, 막노동을 하면서 살고 있다고 한다. 둘다 힘든일이지만, 특히 번역, 그거 정말 사람잡는 일인데...그 정도의 능력이면 처음부터 그쪽으로 빠지든가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그러고보니 나도 20대 후반, 딱히 일을 잡지 못해 지인이 준 번역으로 생활하던 기억이 난다.
금액은 적었지만 그 순간만큼은 너무나 평온하고 책상옆 유리창을 통해 들어오는 햇살이 감미로웠다.
겨울날의 일이었다.
google
죤 크라우 랜섬, "겨울회상"(winter remembered)
"흉악한 악이 서로 떨어져
나를 사로잡아 좀체 가려 하지 않았다
마음에는 외쳐대는 허전함
숲에는 불어치는 격렬한 겨울.
벽돌에 불길 환하고 빈틈없는
판자로는 바람 한점 새들지 않았으나
장작처럼은 타오를 수 없었다
내나름의 원인과 열과 중심이 있었으니.
차라리 차가운 밖으로 걸어나가
상처를 눈에 씻는 편이 나았으리라
그러면 가슴은 추위에 얼어붙고
감각을 잃어 덜 아프게 두근거렸을 것을.
걷노라면 흉악한 겨울 바람이
내 몸을 굽히고 눈물을 쏟게 하고
가슴의 피가 얼른 얼어 주지 않는다 하더라도
더디 흘러 한방울의 꿈조차 허락치는 않았을 것을.
사랑이여, 그대를 만져보고 우리의
분리된 힘을 함께 묶었던 이 손가락도
값없고 형편 없는 열 손가락이요
추위에 얼어붙어 달랑거리는 열줄기 나물이었을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