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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단상

호수한바퀴

by 박순영

어제 외출을 했는데 길에 여기저기 자전거가 눈에 들어왔다.

어른 아이 할거 없이 자전거를 많이들 타고 있는걸 보면서, 나도 뭘좀 해야 하는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릴적 세발자전거 한번 가져보지 못한 나는 스무살이 넘어서야 자전거를 배웠다.

집앞 학교 운동장에서 타기 시작했는데 브레이크 밟는게 겁이 나서 그냥 세웠다가 다리에 온통 상처가 나서

거의 울다시피 했다.


그리고는 한참 세월이 흘러 30대 중반쯤? 낮에 일이 끝나면 곧장 일산 호수공원에 와서 자전거를 탔다.

그러고보면 나는 일산과 인연이 깊고도 오래 됐다.

그때만 해도 나무들이 어려서 여름, 초가을엔 매우 더웠는데 이제는 다 큰 나무가 되어서 그늘이 돼주고 있으니...

자전거로 돌아보는 그 광대한 호수의 풍광은 실로 날아갈듯한 기쁨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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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나의 자전거 추억을 되새기며 어제 여기저기 서있는 자전거를 보면서 나도 한번? 하고 생각했지만

그러기엔 다소 늦은 감이 있고 걷기라도 열심히 하자는 생각이 들었다.


호수 가까이 살던 남자에게 실연당해서 혹시나 만나질까, 그의 체취라도 맡을까 기대하면서 자전거를 타기도 했던 내 젊은날.....의 지지리 궁상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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