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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단상

물리적 고독?

by 박순영

어제는 향동이라는 곳까지 택시로 갔다. 거기서 지인 만나서 검도용품 사는걸 구경하고 그의 차로 다시 일산으로 이동, 오리고기를 먹고 대화에서 내려줘서 거기서 집까지 왔다.

그렇게 오랜만에 들른 일산...

'나좀 마두역에 내려줘. 호수좀 보고 가게'

'다 저녁에? 위험해'

라며 굳이 대화역에 내려줘서 어제는 꿈에도 그리던 호수를 못봤지만 조만간 보려니 한다. 예감이 그렇다.

'이사는 어디로 생각하는데?'

'이돈으로 아파트는 어렵고 그냥 일산 미니 오피스텔 정도?'

'오피스텔은 돈이 안되잖아'

'그래도 할수 없지'

핑퐁처럼 오간 대화고 결론도 없는 이야기들이었지만 그래도 조금이라도 마음을 털어놓는 상대가 있어 좋았다.


언젠가 친구가 이사하고 처음 집에 왔을때

'나 나중에 남자랑 살려고'했더니

'뭐할러. 그냥 가까이 살면서'

'아니 난, 서로 케어해주면서 살고싶어.살다봐서 괜찮다 싶으면 혼인신고도 하고'

'살려면 그냥 살지 뭐할러 결혼을'

'그래야 나중에 병원가서 위급시 보호자 도장이라도 눌러주지'

'고작 그것때문에?'

'겨우가 아니고, 넌 물리적으로 혼자 지낸 적이 없잖아. 늘 옆에 누군가 있었잖아 나는...'

'그래도 외로워 다들'

'그런 존재의 고독 말고, 물리적 외로움 모르잖아. 정말 누구 하나 없는'

'하긴...'

하고는 더는 말이 없었다.



누구나 고독을 느낀다. 그러나 흔히들 '군중속 고독'을 생각하지 '정말 홀로있음으로 인한 고독'은 간과하는 거 같다. 타인과 같이 살면 더더욱 고독해질수도 있다. 그러나 그렇게라도 한집에서 서로 케어하고 보듬어주면서 가끔은 살짝 다투기도 하고 또 풀어지면서 그렇게 여생을 보내고 싶다.

외출했다 들어올때 아무도 없는 냉랭한 거실이 이제는 싫어진다...


고독의 의미, 고독은 우리 삶에 자양분이 돼주지만 특정인들에게는 나약하게 만드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나는 아마도 후자에 가까운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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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조하고 무심하고 탁한 이상한 단상묶음입니다.

그래도 사랑해주셔요....ㅎ

전자/종이 (종이는 현재 부크크, 조만간 대형서점 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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