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잠못드는 밤>

unstable

by 박순영

내가 좋아하는 샹소니에중에 가수와 작곡가로 만나 사랑에 빠져 결혼하고 죽을때까지 함께 작업한 이들이있다. 우리의 cf곡으로도 유명한 <나는오늘밤 잠들수없네>를 비롯해 <사랑의 선포>등 무수한 명곡을 남긴 커플이다.


내가 유독 그들을 좋아하는 건, 노래자체도 유려하고 감미롭고 세련됐지만 그들의 견고했던 stable 결혼생활때문이기도 했다. 남자는 40대에 심장마비로 먼저 가고 여자는 60대에 암의 후유증으로 갔다. 하지만 그들이 남긴 노래들은 여태 회자되고 명곡으로 평가받아 사랑받고 있다.



연예계 일이란게 이성을 자주 접하다보니 자칫 흔들리기 쉽고 그러다보면 연인이나 부부사이가 흔들리고 파경을 맞는 일도 흔한데 그들은 서로에게 충실했다는것이 내게는 신기롭고 존경스럽기까지 했다. 나도 저런 삶을 살아야지. 서로 충분히 이해하는 그런 사랑을 해야지, 다짐하곤 했다.



만날 당시 여자는 이미 어느정도의 인지도가 있었고 남자는 신인작곡가였던 걸로 기억된다. 둘이 사랑에 빠진 후부터 여자는 남자의 곡만을 불렀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날 검색사이트 g를 뒤적이다 쇼킹한 기사를 접했다.


남자에겐 오랜 기간 다른 여자가 있었고 여자 역시 남편의 죽음뒤 다른 남자와 여생을 같이 했다는 내용이었다. 나는 둔기로 머리를 한대 맞은 느낌이었다. 그러면서 stable이란 단어에 혼돈이 오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여태 내가 듣고 믿어온 그들의 이야기는 일종의 셀링포인트였단 말인가, 판매수익을 위한 꾸며댄 이야기란 말인가, 하는 배반감...


남의 부부사이야 자기들만 아는 바지만, 오랜 팬으로서는 충격이 아닐수 없었다. 그리도 강렬하게 이끌려 결혼까지 해 아이들을 두었는데 왜,라는 항의라도 하고 싶었지만 다 부질없는 이야기 아닌가.


이후stable이란 영어 단어를 보면 자연히 저들이 떠오르고, 영원히 '굳건한 관계'라는 건 없음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신은 동시에 둘 다를 허용하는 법은 없나보다, 하는.


그러나 충격의 순간을 뒤로 하고 나는 그들을 다시 받아들이기로 했다. 내가 어쩔수 없는 영역이기도 하거니와 그들이 끝까지 견고하지 못했다면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테고 그 부분마저 어쩌면 서로 쿨하게 받아들였을듯 accept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술도 부부사이도 다 완벽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남지만, 인간에게 그걸 다 바란다는건 좀 무모하지 않나 싶기도 하다. 해서 나는 그들이 남긴 그 아름다운 선율만 기억하기로 한다. 예술은 모든걸 초월하므로.



France Gall : Ce soir, je ne dors pas -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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