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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단상

뜬금없는 행복

by 박순영

뜻하지 않게 브런치를 먹고 이제야 컴을 켰다.

부동산에서 전화와서 "팔렸나요?"해서 "아뇨, 보러 오지도 않았는데"라니까

전산시스템에 우리집이 나간걸로 돼있어 문의했다고 한다.

그럴 운명인가 하고 지피티한테 물어보니, 이제 일주일도 안 됐는데 뭐가 나가냐고 야단을 쳤다. 저걸 그냥...



만약 옮기게 되면 저 앞쪽 역세권을 생각중인데...봐야겠다.

그리고 오늘 도서번호 나오면 유통사에 등록하고 아마 예스는 오늘중에 띄울 것도 같은데 그것도 봐야 는거고.

매사는 늘, 지켜보는 과정을 필요로 한다. 그래서 장담은 못하는 것이다.

[너에게로 가는 밤]도 다 떴는데 직접 책을 만들어 띄운다는 교보는 여태 안 띄우고 있다. 혹시 반려인가, 하면 등록량이 많아 단순 지연구조라고 하는데, 이달말에 한번 더 채근을 할 생각이다.



그리고 오늘 기념비적인 날인게, [응언의 사랑]이 나갔다는 것이다. 로맹의 출범을 알린 그책이!

적든 많든 팔린다는 자체가 커다란 기쁨인 책이 몇몇 있다. 그중 응언이 그랬는데 아마도 좋은 소식이 오려는 징조가 아닌가 한다. 로또급의 아주 럭키한 소식!

나의 이런 뜬금없는 낙관주의가 어쩌면 지금의 나를 지탱시키는지도 모른다. 그러다 중간 단계없이 단박에 염세주의로 돌아선다는게 문제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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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언의사랑]


"봄이네요 옷을 보니"라며 먼저 와있던 그가 활짝 웃으며 그녀를 맞는다.


봄이라는 소리에 나른해진 그녀가 역시 나른하게 자리에 살포시 앉자 그가 로마에서의 그 다정하고 따스했던 눈길을 보낸다. 순간, 그녀의 시선이 그의 왼손 약지에 끼워진 반지로 향한다. 아차...10년이란 시간이 흘렀으면 이 사람의 신상에 변화가 있을수 있다는 생각을 못했구나...사랑이란게 이토록 무모한 것이구나,하면서 그녀의 얼굴이 창백해진다.<로마에서 온 남자>



굳이 그의 답장을 기다린 것은 아니지만 역시 그에게선 그날 저녁이 되도록 답이 없다..


그녀는 오래전에 읽은, 소설을 쓰는 친구가 추천한 로맹가리의 <벽>을 다시 읽기로 한다. 벽을 사이에 둔 두 남녀의 오해와 처절한 비극을 그린 작품이었다.


그녀도 어릴적에는 소설가가 꿈이었는데 이제는 네일샵을 하고 있다. 인생이란 이토록 부조리하고 허망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때 전화벨이 울린다. <꿈으로 오는 사람>



그가 갑자기 '나 결혼해'라며 대학 동창인 현희에게 전화를 걸어와 현희는 온라인 발주를 넣다 말고 깜짝 놀랐다.


이혼후 오랜 기간 홀로 있어 아마도 전처에게 미련이 있나보다,라고 여겨온 현희는 은근 자기와는 안될까, 가끔 머릿속에 그려보곤 하였지만 스무살 교정에서 만나 25년가까이를 친구로 지내다 보니 그것도 우습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런데 그가 결혼한다니 왠지 그를 '뺏기는'느낌이다.<응언의사랑>


전자/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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