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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3.순정이
11화
단비
by
박순영
Apr 29. 2023
요며칠, 찌뿌둥하고 하늘은 어두웠지만 정작 내려줘야 하는 비는 찔끔 오다 말곤 했다. 그런데 오늘아침은 빗소리에 잠을 깰 정도였으니...
사랑없이 메마르게 살던 사람이 어느날 운명의 상대를 만나 비로소 평온을 찾는것처럼 내 마음은 이 단비에 촉촉이 젖어든다.
딱히 신나거나 기분좋은 스케줄이 없음에도 꼭 그런게 생길것만 같고. 아님 반가운 소식이 들려오거나.
내리는 비 하나에 이렇게 호들갑을 떠는걸 보면 그동안 내 마음도 괘니 강퍆했던 듯.
이 강퍅이란 단어도 지인 하나를 통해 배웠다. 그가 '내가 워낙 강팍한 놈이라'고 해서 저런 말이 있나 하고 찾아봤더니 표준어는 '강퍅'이었다.
그런 그도 오늘 아침만은 내리는 비에 마음이 좀 풀어지길 바란다.
비는 일종의 화해와 같아서 이런날은 뒤틀린 인연들에 메시지 하나 전화한통 돌리고 싶다. 물론 행동으로 옮길 확률은 적지만...
그러니 오지않는 연락이라고 그리 서운해할 필요도 없는것 같다. 그들 역시 내리는 비를 보면서 화해의 시도를 취하고 있을테니.
서로를 그리워하고 이해하게 만드는 이 단비가 좀 더 내려주길 바란다.
그래서 천변 걸을때 고막이 날아갈 정도의 그 물소리를 듣고 싶다. 천변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장마철이면 출입 통제를 할 만큼 수위가 높아지고 먼발치에까지 그 물소리가 요란하다.
만약 우리가 비 없는 , 내지는 비가 귀한 곳에 산다면 어떨까 상상해본다.
땅은 갈라지고 마음은 황폐해지고 인간사이는 금방이라도 분란이 일어날듯 조마조마하고 그럴것 같다. 가끔이나마 비가 찾아주는 이곳에 살고 있음에 감사하는 이유다.
비를 대하니 떠오르는 기억이 하나 있는데, 어느날밤 TV에서 샹소니에
n씨가 마리 라포레의 <천국에 가기 위한 기도>를 부르는걸 보고 한달음에 동네 레코드샵으로 달려가 LP를 사온 적이 있다.
그날밤도 비가 억수로 내렸다.
비야, 조금만 더 내려다오..
.
(1) 마리 라포레 Marie Laforêt_ Prière pour aller au Paradis 천국으로 가는 기도 -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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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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