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먼과 함께 한 지난 토요일

by 박순영

무산되는줄 알았던 주말 약속이 기사회생해서 샤머니즘제를 보고왔다.

은평구에서 열리는 행사였는데 우린 한시간 반정도의 뒷부분을 감상했다.


샤머니즘은 '샤먼을 통해 병을 고치거나 저승과 이승을 연결한다고 믿는 민속신앙'으로 우리의 샤머니즘은 무속이 대표적 예이다.


가까이서 굿을 본게 어릴적 이후 처음이니 생소할만도 한데 1시간 반을 엉덩이 붙이고 끝가지 봤으니 내가 생각해도 신기하다.

그중 이제 갓 서른정도로 보이는 여성 만신의 창 실력은 대단했고 외모도 빼어나 여자인 내가 다 설레일

지경이었다. 동행한 지인도 계속 그사람을 언급한걸 보니 사람이 느끼는건 거의 비슷한 듯했다.



짙은 화장에 화려한 퍼포먼스, 요란한 악기소리...

가까이서 들으니 귀가 다 먹먹해졌지만 그만큼 기억에 깊이 남기도 하였다.

그중에서 제일 신기한건 샤머니즘 박물관이라는 곳이 아파트 한복판에 있다는 것.

나는 택시를 타고 갔는데 네비를 본 기사가 고개를 계속 갸웃거렸다. 단지 안에 있네? 하면서..


오랜만에 그쪽을 나가본 나로서는 예전과는 판이한 갈끔하게 정돈된 아파트 단지며 훌륭한 조경에 눈이 휘둥그레졌고 지인도 마찬가지인 모양이었다.


그렇게 토요일은,무산되는줄 알았던 약속이 되살아나 오후는 그야말로 바쁘게 흘러갔다.

한시간 반 정도의 관람이었어도 고정된 자세로 봐서 그런지 등이 아직도 뻐근하긴 하지만,

내 인생에 언제 또 일부러 굿을 보러 가겠는가.

하객으로 참석한 파란눈의 외국인 교수들의 한국 샤머니즘에 대한 관심도 놀라웠고 그중 '꿈'을 연구한다는 노교수의 여리지만 강단있는 풍모는 인상깊게 남았다.



그렇게 굿 구경을 끝내고 우리는 조경이 잘 돼있는 단지를 둘러보며 아파트 시세를 가늠해보았고 간단히 저녁을 먹으면서 공동작업에 대해 이야기했고 그리고는 헤어졌다.

나의 주말은 이렇게 짧게나마 한국의 샤머니즘과 함께 한 시간이었다.


한가지 '창부굿'과 우리가 많이 아는 '창부타령'을 헷갈려 한것은 오롯이 나의 무지에서 비롯된 해프닝이었다.



샤머.jpeg 은형구 진관동 '금성당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