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단상

나비처럼...

by 박순영

몇해전 내 생일날

음식을 먹다가 혀를 씹어

피가 난 적이 있다.

놀라서 나는 병원에 가서 처치를 받고

인근 약국에 들어갔더니

약사가 하는 말이

"이건 노인들한테나 일어나는..." 이란 것이었다.


그러더니, 내 처방전을 들여다보고는

"아..."했다.


그런가하면

지금은 활동을 거의 않는

인기가수였던 모씨는

어느 예능프로에 나와서

"나이드니까 뭘 먹으면 자꾸 흘리게 된다"고 해서

나를 웃게 한 적이 있다.



그런가, 나도 요즘은 뭘 질질 흘리는

경향이 있다.



나이드니 혀를 다 씹고

음식을 흘리고

별의별 현상이 다 생긴다.


그렇다면 나이에 걸맞는 사고와 판단력이라도

생겨야 하거늘

나의 사고력이라는건 아직도 철부지니

통탄할 노릇이다.



그래선지 가끔은 비개인 오후에

가슴이 설레거나

비로인해 불어난 천변을 걷다보면

들어가서 물놀이를 하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그러고보니 내 안에서 평생 사라지지 않는게 있으니

그것은 나이브함이다.

이것은 순수/바보 두가지 뜻을 다 갖고 있다.


아마도 후자이지 싶지만

그런들 어떠랴....

마음을 크게 다친 헷세가

숲길을 걷다 만난 나비처럼

나역시 누군가에게는

그 나비와 같은 존재이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마음을 다친 누군가를 만나러

조만간 숲에 가볼 생각이다.

이왕이면 나무들 사이로

찬란한 햇살이 스며드는

그런날이었으면 한다.

아니면 가랑비가 뿌리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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