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해전 내 생일날
음식을 먹다가 혀를 씹어
피가 난 적이 있다.
놀라서 나는 병원에 가서 처치를 받고
인근 약국에 들어갔더니
약사가 하는 말이
"이건 노인들한테나 일어나는..." 이란 것이었다.
그러더니, 내 처방전을 들여다보고는
"아..."했다.
그런가하면
지금은 활동을 거의 않는
인기가수였던 모씨는
어느 예능프로에 나와서
"나이드니까 뭘 먹으면 자꾸 흘리게 된다"고 해서
나를 웃게 한 적이 있다.
그런가, 나도 요즘은 뭘 질질 흘리는
경향이 있다.
나이드니 혀를 다 씹고
음식을 흘리고
별의별 현상이 다 생긴다.
그렇다면 나이에 걸맞는 사고와 판단력이라도
생겨야 하거늘
나의 사고력이라는건 아직도 철부지니
통탄할 노릇이다.
그래선지 가끔은 비개인 오후에
가슴이 설레거나
비로인해 불어난 천변을 걷다보면
들어가서 물놀이를 하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그러고보니 내 안에서 평생 사라지지 않는게 있으니
그것은 나이브함이다.
이것은 순수/바보 두가지 뜻을 다 갖고 있다.
아마도 후자이지 싶지만
그런들 어떠랴....
마음을 크게 다친 헷세가
숲길을 걷다 만난 나비처럼
나역시 누군가에게는
그 나비와 같은 존재이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마음을 다친 누군가를 만나러
조만간 숲에 가볼 생각이다.
이왕이면 나무들 사이로
찬란한 햇살이 스며드는
그런날이었으면 한다.
아니면 가랑비가 뿌리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