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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단상

be simple

by 박순영

우리 아파트 단지는

분리배출을 늘 할수 있는게 아니고

정해진 요일에 해야 한다.

매주 금요일이 이날인데


이번주는 유난히 자잘한 쓰레기가 많아서

어제 정리하는데 적잖이 짜증이 났다.

저 많은걸 언제 다 버리나 싶었지만


결국에는 말끔히 분리배출하고 왔다.

마음의 앙금도, 미련도

이렇게 언젠가는 다 사라져갈것을 믿는다.


지금이야 이 모든걸 어떻게 짊어지고 가나 싶은것도

어느 순간이면 자체해결이 되거나

인연의 논리로 해법이 나오곤 한다.


내게 해악을 끼치거나 아픔을 주는 관계는

조금씩 찬찬이 분리해 나가다 어느날

폐기처리해 버리면 된다.

일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공을 들여도 안되면 놓아버리면 그만이다.



이 명확하고 단순한 진리를

우리는 마치 모르는양 미적거리며 힘들어한다.



심플하기가 제일 힘들다고 한다.

그만큼의 인내의 시간과 결단의 순간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리할 것은 해야 하므로

과감히 패를 보일필요가 있고 그 순간은

반드시 온다.


아무튼 매주 금요일 아침이면

내 마음의 짐들이 하나둘 줄어드는 느낌이라

조금은 홀가분하고 그래서 또 섭섭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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