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돼지 수난사

by 박순영

주말이 정신없이 바쁘게 지나가고

오늘은 그 여파로 오후까지 늘어지게 잠을 잤다.



깨고나서도 누워서 폰질만 하다

해질녁 운동을 나갔다.



지난주말 세차게 내린 비에

개천은 보기좋게 불어있꼬

아이며 어른할것없이, 강쥐까지

물놀이에 여념이 없었다.



아, 이게 평화구나, 하는 생각이 퍼뜩...

그렇게 걷고 들어오다

다이소에서 생필품 몇가지와

남친이 집에 와서 입을 옷가지 , 남자 스킨을 사들고 나오는데

순간 어질...



며칠전 극심한 어지럼증에

뻗은 적이 있어

놀란 나머지 차를 집어타고 집으로 왔다.



와서 씻고나니 많이 좋아졌다.

과민 반응을 했구나 싶다...


그러고 있는데

들어올때 보았던 119 차가 생각나

누가 위중한가 하는 순간

단지내 방송이 흘러나왔다.


'105동옆에 멧돼지 출몰로

엽사가 와서 대기중이니 혹시 총소리가 나도

주민여러분은 놀라지 마시길...'



가끔 이렇게 먹이를 찾아

내려오는 아기 멧돼지들이 있는 이 동네는

그런 의미에서라도 천연기념물이다.



서울 어느 곳을 간다 한들

백주 대낮에 멧돼지를 볼수 있으랴...

이러다 멸종했다는 백두산 호랑이가

내려올수도 있다는 상상을 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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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까지 총소리가 들리지 않는 걸 보면

아마 멧돼지가 요령껏 도망을 갔지 싶다.

제발 그러길 바란다.

녀석도 가족이 있을수 있고

집에서 애타게 기다리는 노모가 있을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

졸렬한 인간에게 포획당하는

수모는 당하지 않았길 바란다.



한편, 어느 길목에서 대면할지 모른다는

불안감도 자리하긴 하지만

사람보다 무서우랴 싶다.



오늘은 이렇게 짧은 시간에

많은 일이 뒤얽힌 그런 하루 였다.


usb충전 미니 선풍기를 컴 옆에 틀어놓고

키보드를 두드리는 이 평화가

유독 고맙게 느껴지는 밤이다..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위정자들의

셈법에 더이상 휘둘리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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