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방을 가득 채워서
위화감마저 주었던
킹사이즈 침대와 이제 한몸이 돼서
종일 뒹굴거리고 있다.
나무 갈빗살이라는 점도
마음에 걸려 살살 사용했는데
하중 240은 족히 된다는
기사님의 말씀을 믿기로 하고
이젠 털썩털썩 걸터앉고 눕고 그런다.
무엇이든 적응의 문제인거 같다.
늘 곁에 있던 대상이 없어지면
처음에는 황망하고 어찌할 바를 모르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나홀로 삶에 빠져들고
그것에 만족해하는 것처럼...
해서, 방금, 비록 킹은 아니어도
퀸 사이즈 핑크 스프레드 하나를 기념으로 주문했다.
침대와 나의 허니문기간의 상징이라고나 할까...
지금은 서재방에 처박힌
예전에 쓰던 미니싱글 침대에 어제
오랜만에 누워봤는데 왜 그렇게 딱딱한지...
벌써 녀석을 잊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못잊어 죽을것 같던 사람도
결국에 연이 다하면 잊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