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랜만에 집에 온 친구와
다 늦게 천변 물놀이를 계획하고 나갔다가
폭우를 만났다.
요즘 비는 금방 지나가기에
우리엔 처마밑에서 기다려봤지만
빗줄기는 더더욱 거세져
결국은 비를 졸딱 맞아가며
집으로 서둘러왔다.
그리고는 차례대로 샤워를 하고
사온 케익을 먹다보니 웃음이 새 나왔다.
친구가 내 옷을 입고 있는 모양새가
어찌나 우습던지
우린 깔깔댔다...
그러고나서 한 30분쯤 있다 비가 그치고
다시 창을 열자,
후끈한 바람이 확 밀려들었다.
우리, 이래 보는 것도
몇십년만이냐...
그러고보니 대학시절,
우린 비를 즐겨가며 맞았던 기억이 있다.
이제는 폐렴을 조심해야 할 나이가 됐어,
하면서 오늘아침 서로의 안부를 물었고,
둘다 괜찮다는 말이 오갔다.
그칠줄 알았던 비가 계속 내려
비록 물놀이는 무산됐지만
빗속에 발을 동동 구르면서도
몸이 젖는거보다는
휴대폰이 물 먹어서
먹통이 되면 어쩌나,
더 걱정했던 우리의 어제는
아마도 늘그막의 만만찮은 추억이 될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