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 천변에서

by 박순영

한 이틀 거른 걷기 운동을

오늘은 일찍 하고 왔다.



잠시 비 그치고

날도 찜통은 아니고 해서

일찍 나갔다 왔따.



도중에 강아지 두마리가 보여주는

재롱 아닌 재롱을 보았다.


30여미터를 두고 양쪽에서 주인 둘이

각각 자기 개에게

오라고 신호를 보내면

두녀석이 뒤엉켜 달려가는식이었는데

여간 귀여운게 아니었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녀석들을 또 보았는데 아마도 두놈 다

물을 무서워 하는 모양이었다.



주인들은 한마리씩 자기 강아지를 안고

물로 들어서고

녀석들은 바들바들 떨며 주인의 품을 떠나지 않으려 발버둥쳐서

조금은 불쌍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

일단 물에 내려놓자

처음엔 깨갱하며 주인들 다리에 휘감기는가 싶더니

어느샌가 네발을 버둥거리며

본능적으로 헤엄을 치기 시작하였다.



남의 개를 빤히 보고 있기도 민망하고 해서

그쯤에서 나는 오던 길을 마저 왔는데



오늘 인간과 개가 뒤엉켜 보여준

그 친밀한 풍경은

오랫동안 잔상으로 남을 듯 하다.




나 역시 언젠가 개를 키울수 있는 처지여서

어떻게 하면 개가 인간을, 인간이 개를

위협적으로 여기지 않고 서로 믿고 의지하는

공생하는 관계가 될것인가를 눈여겨 보는 것 같다.



지구는 인간만의 것이 아님을

새삼 느끼게 해준 휴일 풍경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