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단상

서생원의 출몰

by 박순영

집값을 계속 다운시키다보니

이사갈곳은 싼 데여야 하고

또 싼데는 장사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난 조그맣게라도 거실이 따로 빠진 구조를

선호하고 마침 그런 20평짜리가 기억이 나서

관련된 후기며 주변 인프라를 꼼꼼히 보았다.



평형에 비해 관리비가 조금 많이 나온다는 것과

구축이라는 것 외에는 딱히 흠잡을 것도 없고 해서

웬만하면 여기로 하자, 마음을 먹고

마지막 후기를 읽다가 소스라치게 놀라고 말았다.



'구축이다 보니 가끔 쥐가 보인다'는 글귀가 눈에 띈 것이다.

비단 구축에 한정된 현상은 아니지만

왠지 1995라는 준공년도와 연관 있는것처럼 여겨졌다.



집안에서 돌아다닌다는 건지

밖에서 목격됐다는건지

애매하게 써서 잘은 모르겠지만



'쥐만은 안돼!'라는 외침이 내안에서

솟구쳐 올랐다.



예전 사춘기 시절,

어느날, 엄마가 퇴근하시면서

고양이 한마리를 갖고 오신 적이 있다.


그 집은 천장이 쥐들의 놀이터였고

찍찍 소리, 녀석들이

떼지어 몰려다니는 발소리가 생생하게 들렸다.



그리고 부엌이나 마당에서

심심찮게 목격되기도 하였다.


그래도, 난 고양이니 개니 하는

사람 아닌것들에 대한 거부감과 공포를 타고나서,

'내일 고양이 안 치우면 나 집 나갈거야!'라고 통보를했고

다음날 엄마는 고양이를 치우셨다.



쥐이야기를 쓰다보니

얼마전 친구가 쥐덫을 대신좀

주문해달라는 부탁을 한적이 있다.

온라인쇼핑을 여태 할줄 모르는 친구라

내가 해주었고

'덫만 놓으면 뭐해, 걸리면 잡을순 있고?" 했더니



안그래도 사장한테 (70이 넘은 여사장님이다)

자기는 덫만 놓지 쥐가 걸려들어도 절대 못잡는다,고

확실히 선을 그었다고 한다.


하기사, 집에서 바퀴벌레만 출몰해도

와이프가 잡는다니 더 말해 무엇하랴...



다시 쥐 이야기로 돌아가서,

쥐가 꼭 구축에만 사는건 아니다.

신축에도 출몰한다.

그래도 나보란듯이 대낮에 아파트 단지를

활보하는건 아직 보지 못했다.

(참고로 내가 사는 이곳도 신축은 아니지만 최소 1995년 준공은 아니다)


아무튼, 그 후기 하나가

결정타가 돼서 웬만하면

그곳으로 가는 일은 없을듯 하다

쥐라니...



이러다 오늘밤은

쥐꿈을 꾸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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