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단상

D-

by 박순영

얼마전 받은 2024 벽걸이 달력을 달려고

벽에서 기존의 액자를 떼어냈다.


그렇게 달력을 단 뒤

액자를 다른 위치에 옮겨 달았는데

저게 앞면이 유리여서

떨어지는 날엔....

난 이런걸 굉장히 신경쓰여 한다.


해서는 다시 액자를 원위치시키고

달력을 걷어내고

뭐 그렇게 한참을 헤매다

결국에는 될대로 되라,는 심정으로

갈무리를 했다.



그 와중에 함께 떼어진

복돌이 돼지, 미니천사아로마,등등이

갈데가 없어져서

그의 '미니 화장대'안에 쓱 집어넣었다.

그의 로션, 빗등을 넣어두던

말 그대로 포터블 화장대다.

어차피 쓸모도 없어진걸 버리지도 못하고

갖고 있을바에는 이렇게라도 ...



그런가하면

지금 침실 창밖으로는 빨랫대에

그가 달아놓은

모빌이 눈에 들어온다.

빨래를 널고 걷을라치면

댕댕댕 울리는 저걸 버려야지, 하면서도

여태 놔두고 있다.



사무치게 그리운것도

깊은 미련이 있는것도 아닌데

선별하고 생각을 고르고 버리고 어쩌고 하는 자체가 귀찮달까?



그러고보니 서로 맞교환한 미니 선풍기를

그가 버리지나 않았을까, 괜히 궁금해진다.

나는 중고마켓에 팔아버렸는데...ㅎㅎ


그 어떤 비극도 가까이서 보면 희극이고

그 반대도 성립한다는게 이런걸 두고 하는 말일까?



어제 쪼그리고서 한참 컴을 해선지

오늘 하루종일 등이 배겨서

운동하고 와서 여태 누워있다가

이제야 컴을 열었다.


어제 시작한 시나리오도 진도좀 나가고

쇼핑한것들 배송상태도 확인해야 하고.


내가 은근히 돈을 좀 쓰는 편이다.

아무리 없어도 기어코 쓰고야마는.

믿는 구석도 없으면서...


난 휴전에 들어간 거 같다.

내가 좋아하는 토마스 하디의 시제목처럼

'중간 색조 neutral tones'로 당분간 나가기로...


들들 볶이는 것도 싫고

애면글면하는건 더 싫고

무미건조한 일상에 적당히 안주하기로 한다.

이게 그나마 덜 다치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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