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단상

12월의 하객

by 박순영

작은집으로 이사를 갈 경우

책상을 처분하지 싶다.



책상에서 책보기를 안 한 지가...

언젠가 썼던것처럼

이젠 그 자세가 너무나 힘이 든다.



침대나 소파에 털퍼덕 걸터앉아

발을 동동구르며 책을 보거나,

우리 대구리 (대형 인형)에게 기대어

컴을 하기 때문이다..



뭐든, 이젠 격식같은건 다 버겁고

지겹기도 학고

하래도 잘 못하겠다.


그러고보니, 한달 앞으로 다가온

친구 딸 결혼식이 떠오른다.

"결혼 않고 엄마 아빠랑 평생 살거"라던 그딸이

자기 짝이 나타나자 매정하게 떠난다고...



문제는 그래도 하객인데

내가 입을 적당한 옷이 없다는 것이다.

물론, 애사가 아니고 경사니

조금은 선택의 폭이 넓지만..



12월 중순이니 안에는 적당히 입고

겉에 신경을 쓰나 어쩌나 그러고 있다.

그런데 청첩장을 들여다보니

피로연은 뷔페식이던데,

그러면 아무래도 외투를 벗을거 같고

음...고민이 된다.



철마다 애경사 옷을 한벌씩은

마련해야겠다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해왔지만



싼맛에, 기분전환겸 사는게 거의 대부분이라

격식있는 자리에 입고갈 게 거의 없다.



나이들어 간다는건,

어쩌면 하나 둘, 나를 옭아매었던 것들로부터의

자유를 뜻하는건 아닐까 싶다.



해서 내 나이에도 남을 바보천치로 생각해

기만하거나 덤탱이를 씌우려고 하면

여간 화가 나는게 아니다.

그야말로 살아온 짠밥이란게 있는데...



이제, 결혼식에 입고갈 옷좀 봐야겠다.

두리번두리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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