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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단상

once upon a time...

by 박순영

이 브런치 공간에 김장 관련 웃픈 글들이

요즘 많이 올라오는 것 같다.

방금도 읽으면서 깔깔 웃었다.


이 척박한 삶속에서

웃게 해주는 이와 그런 시스템이 있다는게

여간 고마운게 아니다.



내가 어릴때

엄마는 김장철이면 적게는 50포기, 많게는 100포기씩

김장을 하셨다.

직장을 다니시면서도

기어코 김장을 해내고는

몸살약을 드시고는 출근을 하곤 하셨다.


나는 주머니에 손찌르고 이리저리 도망다니다

내가 생각하기에도 너무하다 싶으면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한 너넷 포기 속을 넣고는

허리 아프다, 손에 냄새 밴다, 하면서

투덜대었다.



그렇게 김장을 하고 나면

장독에 가득 배추를 담아 땅에 흙을 파고

묻는게 또 일이었다.

엄마는 어디서 익혔는지

삽질도 기가 막히게 잘 하셨다.

아버지는 천생 선비타입이라

궂은 일은 전혀 안 하는 타입이었다면

엄마는 완전 돌쇠스타일...



그렇게 김장을 마치고 나서

속쓰림도 마다않고

김치속에 흰쌀밥, 된장찌게를 먹던 그 저녁들...


김장.jpg


이제 엄마는 안계시고

엄마 계실땐 간간이 겉절이 정도는 해먹던 나도

이제는 완전히 손을 놓아버렸다.

그리고는 그리움이 되었다.

추억이 되었다.

김장이. 그 시절이..

그 손쓰리고 시리던 기억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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