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받아 세탁한
옷들이며 가방이 널려있는
빨랫대를 보고 있자니
이게 평화지 하는 생각이 든다.
그저 무감한듯 별일 없는
휴일 아침,
이 상태로 나는 만족하려 한다.
잠도 악몽없이 적당히 잤고
깊은 절망, 탄식, 그리움 없는
안온한 아침이다.
이런날은 속도를 좀 내볼 필요가 있다.
허구한날 생각만 하는 책좀 보고
글도 들어가고...
어젯밤에 친구가 두번이나 전화를 걸어와
올해안에 집 나가기가 여러모로 어려운듯 싶으니
이런저런 대안들을 생각해보라는 조언을 하였다.
서민지원이라거나 창업자금같은 저리대출을
알아보라는건데...
해서 내가 한말이
'누가 알아? 그사람이 돈 1000이라도 보낼지?"라고 했더니
'맞습니다요'하면서 허허 웃었다.
그 누구도, 타인들의 웃음거리는 되지 말아야 하는데
한 짓이 하도 잔악하다보니 곧잘 회자 되곤 한다.
어찌됐든 '같은뱀에게 두번 물리지 않으려고 '노력중이다.
내가 나를 지키기로 한 이상
내 울타리도 자주 점검하고
빗장도 잘 잠겨있나 수시로 확인하기로 하였다.
아무 의심없이 문을 열어준 결과가
그리도 참혹했으니..
' 배터 초이스를 찾을 동안 너는 돈이나 대라'는
사악한 주문에 또다시 휘말려들 일은 없으리라.
서로가 안맞으면 피해를 주지 않고 깨끗이 헤어지는게
연애미학이고 타인에 대한 예의거늘..
그래서, 나는 새로이 정원을 하나 만들려고 한다.
겨울에 피어나는 꽃들에 물을 주고 그것들이 햇살속에 눈부시게 빛을 내는
그 일상을 하나하나 기억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