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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단상

불행한 행복

by 박순영

조금전 지인에게 이메일을 하면서

행복이란 그저 '남처럼 평범하게 사는게'아니겠는가 했다.


"때 돼서 사람 만나 결혼하고 애낳고 집 갖고 같이 늙어가고.."

지극히 평범해보여도 그게 안되는 사람들이 있고 멀리서 찾지 않아도

당장 내가 그렇다.



그래서 내 머릿속은 곧잘 '불행하다'는 의식이 지배하곤 한다.

그런데 지금 유재석이 진행하는 토크프로그램에 스탠포드 의대 종신교수가 된

그여성이 한 말,

'뇌에 이상이 오면 하루아침에 불구가 돼버린다...잠을 충분히 자야 뇌의 노폐물이 없어진다..."는 말에

최소한 내가 그정도로 불행하진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런저런 신경질환이 있긴 하지만 일상에 지장이 있는 정도는 아니다.

물론 나이들면서 기억력이 저하되고 쇠퇴하는건 어쩔수 없지만 아직 '병적인 단계'는 아니기에

기억도 , 반추도 할수 있다.그것이 가끔은 슬픔과 회한을 동반하지만...

그렇다면 '불행한 행복'정도를 누리고 있다고 할까?


재미삼아 이따금 보는 타로니 운세를 보면 가끔 이런 괘가 나온다.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계속 갈구하면 원하는 것이 막힌다'는.

그렇다고 욕망의 동물인 인간이 어떻게 현재에 100프로 만족하고 안주하고 살겠는가마는

부족하나마 냉장고를 열면 먹을게 있고 컴열고 할 일이 있고 몇 안되는 지인이 있으면 ,

이 정도면 되었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거기에 , 비바람 막아주는 집이 있고.


오드리 도투주연의 <아멜리에> 앞부분을 조금 보았는데

어린 나이에 엄마를 사고로 잃어버린 그녀에 비하면 나는 50년 이상을 엄마와 함께 할수 있었고

툴툴대긴 해도 피붙이 언니도 있고 내자식은 아니어도 조카들이 있어 마음 한켠이 든든하다.

그친구들이 부모를 놔두고 나를 케어할 리는 없지만 최소 내가 그들에게 해주고 베풀수 있는 권한은

있지 않은가..



그래서 이제 더 어떤어떤것들을 갈구하고 이루이지길 바라는것보다는

평생 해온것들에 깊이를 더하고 다듬는 일이 남아있다는 생각이 든다.


잠은 잘 자는데 몸의 힘은 점점 없어지는걸 확인히 느낀다.

'불행한 행복'이라도 지키려면 근력운동이라도 해야겠다.

뭐가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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