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리는 날 나는 생각에 잠긴다

by 속삭이는 나뭇잎

불같은 더위가 우리나라를 삼킨 최근 올해 더위는 평년보다 일찍 시작되었다. 기후변화의 영향일까 아니면 뭔가 다른 이유가 있을까 사실 이유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 그저 더위가 일찍 시작되었다는 사실만이 우리를 힘들게 하고 있다. 올해 여름이 시작되기 전 기상청에서는 올여름 장마가 1달 가까이 지속될 거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여름이 시작된 지 얼마 뒤 한 달 동안 내린다는 비는 사라지고 찌는듯한 더위만이 남았다. 장마전선이 일지감치 북상하였기 때문이었다. 이처럼 기상상황을 우리는 예측할 수는 있지만 완벽히 맞추거나 바꿀 수는 없다. 즉 언제든 날씨는 바뀔 수 있는 것이다. 날씨는 우리의 감정과 참 비슷한 것 같다 언제 바뀔지 모르는 점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변덕스럽고 무 더운 날씨가 계속되다가 어제저녁에는 오랜만에 비가 왔다. 요즘에는 비가 내리면 더운 날씨 때문에 습도가 올라가서 오히려 더 찝찝해지지만 어제는 달랐다. 구름이 많이 껴 있어서일까 그렇게 덥지 않았다. 그 상태에서 내리는 비는 우리에게 시원하다는 느낌을 줄 정도로 내렸다. 나는 비가 그치기 시작할 때쯤 창문을 열였다. 최근에는 창문을 열어도 더운 공기가 들어와서 창문을 잘 열지 않았지만 오늘은 다를 것 같았다. 창문을 열자마자 느낀 건 선선하다는 느낌이었다. 비가 왔기 때문에 습기도 약간 이었지만 그 습기를 가시게 하는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다. 여름이 시작된 후 선풍기 에어컨 없이 시원하다고 느낀 적은 처음이었다. 나는 창문을 계속 열어 두어서 이 시원함을 마음껏 즐겼다. 언제 또 이런 걸 느낄 수 있을지 모르니 미리 즐겨 두는 편이 좋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비 한 번으로도 식 힐수 있는 것이 더위이다. 우리의 감정도 마찬가지이다. 아무리 흥분하고 격양된 감정도 그 사람에게 딱 맞는 대처를 해준다면 금세 사그라들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열심히 일하고 온 아버지를 위로하는 건 아내와 아이들의 말 한마디면 충분하다. 그 말 한마디로 힘들고 피곤했던 감정들이 순식간에 가족에 대한 사랑으로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비가 내리는 날이면 유독 기분이 좋지는 않은 것 같다. 나와 비슷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비가 오면 왜인지 모를 우울함이 찾아오거나 몸이 쳐지게 된다.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는 없지만 날씨와 사람의 감정에는 밀접한 관계가 있을 것 같다. 똑같은 날씨여도 사람마다 느끼는 감정은 모두 다르다. 그러기 때문에 인간이 감수성을 가지고 있고 그걸 표현할 수 있는 것 같다. 인간만이 감수성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니지만 그걸 표현하는 능력은 인간이 제일 우수한 것 같다. 예를 들어 우리들이 즐겨 듣는 노래 중에는 비와 관련된 노래가 굉장히 많다. 그렇다는 것은 똑같은 비를 보고도 수많은 생각과 감정을 느낀다는 것이다. 그 생각과 감정을 녹여냄으로 써 만든 것이 음악이라는 작품이다. 우리는 지치거나 힘들 때 노래 하나 듣는 걸로도 그러한 힘듦과 슬픔을 떨쳐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나는 그 능력이 인간이 가진 최고의 장점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작은 것 하나에도 큰 힘을 받아서 다시 일어서는 사람들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어쩌면 인간을 다시 일어설 수 있게 해 주는 것은 아주 작은 것부터 시작한 감정의 결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비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 그건 아마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우산을 만드는 사람은 비를 반가운 친구로 느껴질 것이고 야외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는 불청객처럼 느껴 질 수 있다. 비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물을 준다. 하지만 그 물의 양이 많아 넘치게 되면 사람들에게 피해를 준다. 이렇게 과하면 피해를 줄 수 있지만 비가 우리들이 살아가는데 필요하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비가 내리지 않는다면 우리는 살 수 없다. 지구상에 있는 물의 2.5%를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바닷물이다. 즉 우리가 먹을 수 있는 물의 양이 현저히 적다는 것이다. 하지만 물은 석유와 달리 정해진 양이 없어진다고 해서 고갈되지는 않는다.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서 양을 늘릴 수 있다. 그중에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비 일 것이다. 사실상 2.5%라는 숫자는 굉장히 작은 숫자이다. 하지만 일부국가를 제외한 선진국들은 비의 소중함을 잘 느끼 못한다. 당장 삶에 적용될 정도로 물이 부족하지 않기 때문이다. 예전부터 우리나라는 물 부족 국가라는 말을 들었다. 하지만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여전히 많은 양의 물을 사용하고 있다. 물부족국가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이다. 인간은 참 이기적이다. 비가 많이 내리면 내린다고 불만을 가지고 안 내리면 안 내린다고 불만을 가진다. 어쩔 수 없다 비는 우리에게 그런 존재이다. 인간은 비를 내리게 할 수도 그치게 할 수도 없다. 그렇기에 그냥 받아 들어야 한다. 뭐든 우리가 필요한 만큼만 가질 수는 없다. 때로는 과하게 때로는 부족하게 가져야 적당함 속에서 소중함을 깨닷게 된다. 나는 어젯밤에 비에 소중함에 대해서 느꼈고 앞으로도 느낄 것이다. 비가 온다면 한번쯤은 이런 생각을 가지고비를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다. 올여름 더위를 잠깐 내리는 비가 식혀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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