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고향을 갔다. 처음부터 갈 생각은 아니었다. 목요일 일이 폭발하고 내적 갈등이 터져서 어디론가 가야 했다. 그러다 훌쩍 바다를 볼까 생각을 했다. 그렇지만 뭐니 뭐니 해도 엄마밥이 먹고 싶었다. 결국 난 엄마에게 갔다.
엄마는 늘 그렇듯 벌써 버스 터미널에서 나를 기다리고 계셨다. 환하게 웃으시며 나를 안아주시는 엄마는 "딸 왔어" 나는 "아니 더운데 왜 나와계셔"
엄마는 "아니 얼굴 보기도 힘들고 살을 또 뺀 거야?"
난 "아니 일이 요즘 많았어"
엄마는 "그래?"
난 "응 그래서 집 밥 먹고 싶어서 왔어"
엄마는 "그렇구나, 그래서 엄마가 우리 딸 좋아하는 밥 해 놨지"
낄낄 깔깔 , 서로 웃으며 난 엄마와 집에 갔다.
여전히 있는 작은 텃밭에서 엄마는 수확을 하고 난 텃밭 멍을 하면서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면서
그래 잘 왔다,라는 생각을 했다.
시간은 빠르게 흘렀고 거하게 저녁을 먹고 배가 불러서 엄마와 동네 한 바퀴를 돌았다.
엄마는 내게 너무 바쁘게 살면 나 자신이 힘들어지니 돈을 버는 목적을 너무 거하게 잡지 말라고 조언을 주셨다.
나는 요즘 내 주변은 파이어족이 대부분이라고 말씀을 드렸다. 엄마는 고개를 끄덕이시며, 한숨을 쉬셨다. 그렇게 집으로 돌아와 나는 간단한 일기를 쓰고 독서를 하는데 아빠가 나를 불렀다.
"큰 딸 자?"
나는 "아니"
엄마는 " 딸, 우리 먹자"
이런 엄마는 옥수수에 막걸리를 준비하셨다."
나는 "언제..."
엄마는 "아니 너 온다고 해서 급하게 준비했지. 그런데 이런 시골은 금방이지. 아빠가 너 온다고 막걸리 양조장에 갔다 오셨다."
그렇게 자리에 앉아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옥수수를 먹으려고 하는데 아니 이런 알을 다 까놓으셨다.
나는 "엄마 내가 애도 아니고 이렇게까지 필요 없는데, 나중에 내가 먹기 불편해서 이렇게 해달라고 하면 그때는 어떻게 하시려고?"
엄마는 "해주면 되지, 이게 뭐가 어렵다고"
아빠는 "원래 부모마음이 그래, 자식이 오면 좋은 일로 오든 마음이 힘들어서 오든 같지. 그냥 편히 쉬어 가면 그게 좋은 거야. 아빠도 할머니가 이렇게 알을 털어 주시면 좋더라"
빙긋 웃으시며 "여보 다 까야해"
하시며 엄마는 옆에서 정말 한 알 한 알 정성으로 내게 주셨다.
생각해 보니 내가 어릴 때도 이렇게 해 주셨다. 나는 먹는 게 귀찮아서 먹지 않고 있으면 "몽접아 엄마가 하나하나 해 줄 테니, 먹어. 그리고 이런 기억을 꼭 가슴에 넣어 두었다가 네가 어른이 되어 힘들어지면 이 기억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 하시면서 해 주셨다.
그때도 지금도 다르지 않은 엄마 아빠의 정성으로 여름을 시작했다.
치열하게 살아야 하는 여름을 이렇게 시작하는 나는 정말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랐다는 생각에 괜히 울컥했다.
엄마는 아무 말씀 없이 그때처럼 정성으로 여름을 시작하셨고 내 여름은 이렇게 시작을 했다는 걸 잊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에 사진을 찍었다.
엄마는 민망하다고 뭘 사진을 찍어두냐고 하셨지만 미소를 잊지 않으셨다.
집까지 가는 길은 적어도 3시간이 넘는다. 그래서 나는 너무 시골로 들어가신 거 아니냐고 했는데 괜히 그 이야기를 했다는 생각에 죄송했다. 받고 사는 사랑에 나는 이 여름을 이제 시작한다.
그리고 그날은 푹 잤다.
여름은 내게 사랑과 정성으로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