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다. 이제 달력이 절반이다. 마음도 바쁘고 일도 많고 우리 팀도 너무 바빠서 일을 만들지 말자,라는 말을 한다. 그만큼 실수를 줄이자라는 말이다. 그러다가 주말에 카톡으로 "우리 연말에 밥 안 먹어"라는 톡이 있어서 주말에 나는 무조건 쉬기 때문에 답을 하지 않았다.
그러다 월요일 출근하자마자 쏟아지는 질문 "팀장님 우리 밥 안 먹어요?" 라며 옆자리 동료가 물었다. 나는 어떻게 대답을 해야 할지 몰라서 "다들 어떻게 생각하세요?"라고 물었고 우리 팀 분위기는 "간단하게 점심 먹거나 아니면 오랜만에 고기 어때?"라고 제안을 하는 사랑이 있었다. 그리고 더 분위기는 "그럼..좋아, 오랜만에 노래방도 콜?" 하며 분위기가 뜨자 "에이 그건 오버" 하면서 우리는 웃었다.
그때였다. 다른 팀에서 협조요청이 들어왔다. 잠시 분위기가 끊어졌다. 그리고 점심을 먹는데 협조요청을 한 T 팀장이 "저기 여기 연말 어떻게 보내세요?"라고 웃으며 물었다. 우리는 "그냥 그렇지 뭐"라고 밥을 먹는데 우리는 "자기네는 연말에 밥 먹어?"라고 옆자리 동료가 묻자 "아뇨, 매해 있는 연말인데 굳이.." 하면서 식판을 들고 가버렸다. 그렇게 일을 하고 있는데 연관부서 사람이 우리 자리로 왔다.
그리고 아주 속삭이는 말로 "저기 팀 MZ 팀장네, 연말에 밥 안 먹어서 팀들 아주 화났어.ㅋㅋ"
우리는 웃으며 그런가 보다 했다.
그러다 그 문제의 팀원들이 우리 자리로 왔다.
"자 여기 있습니다" 하면서 갈 줄 알았는데 가지 않고 커피를 마시더니 "자기네는 어디서 먹어?"
우리는 정해진 게 없다고 했더니 그때 "우리는 알고는 있는데 못가, 그래서 우리 합류 가능?"
다들 나에게 시선이 몰렸다.
나는 "그래요, 밥 같이 먹죠. 다들 고생하셨으니까 같이 먹는 거야 문제없는데 , 그 팀은 MZ팀장님께 말씀은 드리는 게 예의인 것 같은데, 알고는 계셔야지. 그리고 장소와 시간은 카톡으로 민주주의 사회니까 다수결로 할게요, 아 , 그리고 이 내용도 팀장님께 전달해 주세요. 별 것 아닌 일에 괜히 오해 사면 그렇잖아요"
다른 팀원들은 좋다고 하며 갔고 우리 팀은 "아 뭐야 우리 팀도 아닌데 같이 먹어?"
나는 "그럼 어떻게 해요, 그냥 같이 먹고 2차는 우리끼리 어때요?"
다들 "그건 괜찮아"
라고 이렇게 합의를 보고 일을 했다.
오후 일을 마무리하고 시간이 잠시 남아 연관부서 mz팀장에 가서 밥을 같이 먹자고 제안을 했더니
"아니 연말이라 밥 먹고 연초라서 밥 먹어 뭐라고 밥 먹어, 저 너무 피곤해요. 우리 이러지 말아요. 무슨 80년대도 아니고 저는 싫어요. 드시고 싶으시면 우리 팀원들 좀 부탁드릴게요" 하고 쓱 지나갔다.
이런 내 목표는 같이 밥을 먹는 거였는데, 역시 세대차이인가 싶어서 자리에 돌아오니 다들 내 입만 보고 있었다.
나는 "바쁘데요"라고 마무리 지었더니 옆자리 동료는 "그럴 수 있지.. 음.. 그래"라고 마무리를 지었고 나는 결국 다른 팀까지 합쳐서 밥을 먹기로 했다. 해마다 연말이면 같이 우르르 따라만 같지 이렇게 뭔가를 주도해서 밥을 먹는 건 처음이라 이 팀장자리가 너무 힘들다. 아.. 정말 힘든 팀장자리, 내년에는 어떻게 자리를 내려놓아야 할 듯싶다. 일이 너무 많다. 그래서 나는 잠시 쉬고 싶을 뿐이다.
추신: 모든 MZ팀장이 회식을 싫어하는 게 아닙니다. 제 주변 팀장이 싫어하는 것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