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랑 sony 카세트

by 몽접

나에게는 아직도 sony 카세트가 있다. 대학 때 토익 시험을 쳤는데 우리 학과에서 딱 절반의 성적을 거두어서 충격을 받아서 이러다 안 되겠다 싶어서 사촌 오빠에게 물었더니 "야 sony 사서 두 개는 망가져야 귀 뚫려 , 공부해 봐" 그렇다. 전국 100등 하는 오빠는 늘 이렇게 간명하게 이야기를 해주어서 오빠의 말을 듣고 후문 정경대 후문에 파는 sony카세트를 구입하기 위에서 나는 갔다.


사실 거기에는 토익책을 파는 곳이었다. 그래서 있을까 싶었는데 마침 친구가 거기에서 카세트를 샀다고 해서 수업 마치고 오후 5시 잽싸게 갔더니 있었다.

환하게 웃으시는 사장님은 "학생 뭘 찾아?"

나는 "어.. 저 카세트.."

아저씨는 단번에 "이거 sony"

"얼마예요?"

아저씨는 "우리 학교?"

나는 "네"

아저씨는 "그럼 할인 가격 들어가고 3만 원" 하시면서 거래를 하셨다.

나는 "살짝 할인을.."

아저씨는 "그럼 2천 원 할인, 더는 안 돼!"

그렇게 난 2만 8천 원을 손에 넣고서 룰루랄라 영어 공부를 하면서 결국 1년 뒤에는 성적이 올랐다.


엄마 아빠에게 자랑을 하고 너무 좋아서 그때부터 노래를 테이프로 들었다. 노래는 주로 김광석, 김현철, 이소라, 유희열, 이적 전람회, 김동률, 등등 알만한 가수들의 음악을 테이프로 만났다.

나에게 있는 유일한 사치였다. 쉼 없이 듣고 들으면서 나는 대학에서 공부를 했고 시험에 대한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었다.


얼마 전 책상을 정리하는데 sony카세트가 나왔다. 그리고 열어봤더니 이런 이소라 앨범이 있었다.

그리고 잠시 예전 생각이 났다.

맞다, 나는 마음이 좋지 않으면 이소라 음반을 들었는데 많이 울었던 기억이 난다.

서울이라는 곳에 와서 공부해 보겠다고 했지만 정작 엄마 편찮으실 때는 시험기간이라 뵙지도 못했고 방학에는 아르바이트로 바빴고 그때는 뭐가 그리 슬펐는지 많이 울고 다니기억에 마음이 먹먹해짐은 아직도 내 귀가 마음이 기억하기 때문이겠지라는 생각에 울컥했다.


친하던 친구가 갑자기 휴학을 결정한 게 헤어진 남자친구 때문이라고 문자를 남기고 사라지면서 나는 그냥 혼자서 학교를 다녔고 알고 보니 지나치게 혼자를 너무 좋아해서 오해를 받기도 했지만 결국은 인생은 혼자 사는 거다라는 생각으로 버티었던 지난날이 후회 없음은 열심히 살았다는 증거라는 생각에 뭉클했다.


대학 때 남들 한 번 하는 소개팅 한 번 한 적 없고 클럽도 가본 적 없는 정말 재미없는 대학생활을 했다. 대학은 공부를 하기 위해 갔다고 생각해서 지금 돌아가지 않아도 될 만큼 열심히 공부를 하고 살았다. 그래서 그런가, 공부에 대한 후회도 없다.


다시 sony 카세트를 눌러보니 돌아간다. 그리고 흘러나오는 이소라 음악을 들으며 그때의 기분으로 돌아가 잠시 대학생활을 생각하며 미소를 지어보았다.

내가 들었던 테이프를 정리하며 젊었던 20대를 그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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