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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몽접 Apr 07. 2022

벚꽃길에서 만난 어느 환경 미화원  아저씨의 이야기

집을 나서며 병원을 나서는 길, 벚꽃으로 사람들은 사진을 찍고 있었다. 그런데 그 사이에서 청소부 아저씨들이 큰 포대를 나르며 쓸고 있었다. 사람들은 여기저기 어떤 자리에서 사진을 찍어야 될까 고민을 하며 웃고 떠는 사이에 얼굴이 편하지 않는 아저씨 두 명이 계셨다.



그렇다. 알게 모르게 우리의 거리를 청소해주시는 청소부 아저씨들이었다. 아저씨들은 길거리에서 사진을 찍는 분들이 다 가신 후 "자 일 하자고" 하시며 분주하게 움직이셨다. 내가 서 있는 길 까지 다 벚꽃길이다. 바람이 불어 벚꽃 바람이 부는데 이런 길은 다시없다 하고 나도 다른 사람들과 같은 생각으로 '아 진짜 멋있다' 하면서 그렇게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였다. "아니 그렇게 말고 옆으로 살살 밀어서 , 이건 잎이 너무 연해서 그렇게 쓸면 안 쓸려" 옆에 같이 일하시는 분은 초보자이신지 이것저것 물어보시며 일을 하셨다. 딩동 하고 신호가 바뀌었다. 난 신호가 바뀌어서 걸어야 하는데 눈길이 자꾸 자루 포대에 눈길이 갔다.



그리고 내 등 뒤엔 편의점이 있었다. 무슨 마음이 동했는지 커피가 먹고 싶었다. 갑자기 들어간 편의점에서 난 내 것도 사고 청소하시는 두 분의 몫도 샀다. 그러나 전해드리기가 너무 어려웠다. 상대방은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는 일이다. 결국 두 번째 신호까지 기다리기로 하고 난 서서 있었다.



그리고 난 용기를 내어 "저기 커피 드실래요?"라고 말을 꺼내 버렸다.

그런데 예상외의 반응이었다. "좋지요" 환하게 웃으시는 두 분이 나에게 고맙다며 선뜻 받아 주셨다.

"감사합니다" 난 인사를 정중히 드렸다. 그리고 이내 "힘드시죠?"




두 분 중 베테랑이신 한 분이 "남들은 벚꽃이라 사진 찍고 좋죠, 그런데 우리는 힘들어요. 이거 날리면 거리 지저분하다고 민원 들어오고 아휴 말도 마세요. 가을에 낙엽에 봄에 벚꽃에 우리는 죽어 나갑니다" 그제야 허리를 펴시며 말씀을 하시는데 "그럼 민원이 자주 들어가나요?" 베테랑 아저씨는 "그럼요, 여기 이 길에 다 술집에 먹거리 집이 잖아요, 꽃 날리는 건 좋죠. 그런데 거리가 지저분하면 안 그래도 코로나 시국인데 거리 지저분하다고 민원 들어오죠. 사진 찍으면 이쁘다고 하는데 또 어떤 민원인냐면 왜 또 쓸어내냐고 민원이에요"



난 너무 이해가 안돼서 "네?"

"아니 다 쓸면 사진 자리가 없다나 뭐라나"

두 분은 "이게 직업이 이러니 참 우리는 사진이고 뭐고 힘들어요, 우리는 벚꽃을 즐길 수 없어요"

그렇다, 누군가에게는 봄이지만 누군가에게는 봄이 아닐 수 있다는 생각은 했지만 다양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 신호가 떴다. "감사합니다. 늘 깨끗하게.."

베테랑 아저씨는 "아니요, 이렇게 커피도 얻어 마시고, 요즘 이런 경우가 잘 없어요"

난 "아니요, 정말 감사드립니다"

난 인사를 정중히 드리고 건넜다.

그리고 뒤를 돌아봤는데 정말 열심히 또 거리를 쓸고 계셨다.

사람들은 알까?. 누군가는 봄을 즐기고 누군가는 봄을 못 즐긴다는 걸.



가을에 낙엽 때문에 힘들어하시는 청소부 아저씨를 대학 때 만나서 이야기를 들은 적은 있다. 하지만 봄이라서 힘들다는 분은 처음이다. 그냥 내 오버에 건넨 커피 한 잔에 난 괜히 맘에 죄송했다.

그동안 나도 사진을 찍었는데 누군가의 노력에 이 길이 또 깨끗해진다는 생각에, 알고는 있었지만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감사합니다, 늘 보이지 않게 쓸어주셔서. 늘 사람은 세심하게 보면 안 보이는 것들이 안 들리는 것들을 들을 수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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